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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라이프/확∼달라진 보건소 이젠 "건강증진센터"

입력
2003.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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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주부 이원희(30·서울 강북구 미아7동)씨는 최근 보건소 건강증진센터에서 체력측정 검사를 받았다. 에어로바이크와 배근력측정기 등을 이용해 1시간 동안 테스트한 결과 '운동이 조금 부족한 상태'라는 진단과 함께 '체조와 걷기 등을 가볍게 시작하라'는 처방을 받았다. 이씨가 체력측정을 위해 지출한 비용은 혈액검사비 3,510원이 전부였다.아직도 보건소를 예방접종이나 성병, 결핵치료를 위해 가는 곳으로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서울시내 각 자치구가 운영하는 보건소가 종합 건강증진센터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전염병 예방과 저소득층 1차 진료에 머물지 않고 각종 질병 예방과 건강증진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호응을 얻고있다. '친절하고 돈 안받는 주치의' 정도로 생각하는 주민이 적지 않다.

요즘 보건소의 최고 '인기상품'은 체력측정. 무료로 혹은 몇 천원의 실비로 체력을 측정하고 그에 맞는 운동처방을 내려준다. 서초 강북 성동 양천구 등의 보건소가 도입했다.

강북구 체력진단실의 이용수실장은 "무작정 운동을 시작하면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며 "보건소에 오면 기초의학검사와 체력측정을 통해 잘못된 생활습관과 운동법을 점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체력측정말고도 이용할 게 많다. 보건소마다 있는 치과도 그 중 하나. 치과가 설치돼 있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의외로 적다고. 사전 예약만 하면 충치 치료와 발치, 구강검진 등을 받을 수 있다. 임산부 및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건강검진과 예방 접종은 이미 기본이 됐다.

예비부부는 혼전건강검진을 통해 당뇨병, 성병은 물론 풍진 감염 여부도 알 수 있다. 종로 중 동대문 서초구 등 보건소 9곳은 한방진료실을 갖춰 침 뜸 부황 등 한방 진료를 해준다.

건강강좌도 지나칠 수 없다. 저명한 전문의를 강사로 초빙, 관절염 당뇨병 뇌졸중 골다공증 암 등 각종 성인병의 예방법을 가르쳐 주고 무료검진을 해준다. 강북구는 지역 케이블TV를 통해 매일 건강강좌를 방영, 안방으로 강의실을 넓혔다.

성북구 등은 방학 때 어린이 비만교실을 열어 살 빼기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송파구는 키 작은 어린이를 위한 성장강좌를 개설했다. 중랑구와 양천구 등의 아기마사지교실도 큰 호응을 받고 있으며 노원구는 임산부 종합건강관리 프로그램인 '좋은 엄마 만들기'를시작해 예비 엄마 아빠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 변화 선도하는 서초구

보건소의 이 같은 의료서비스 경쟁은 서초구가 선도하고 있다. 지금은 9개구 보건소로 확대된 한방진료실은 1996년 5월 서초구가 첫 도입했다. 같은 해 9월 개설한 장애인전용 치과는 도봉구 등 다른 자치구가 벤치마킹했다. 휠체어 목발 찜질팩 등 재활보조기구를 기증받아 필요한 이에게 나눠주는 '재활기구나눔은행' 사업도 98년 7월 서초구가 처음 시작한 뒤 다른 곳으로 퍼졌다.

연회비 2만원에 스케일링과 구강관리를 정기적으로 해주는 '덴탈클럽', 성인병 조기발견을 위해 30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30개 항목의 종합건강검진을 하는 '서티클럽'은 서초보건소만의 자랑이다.

지난달 3일 문을 연 '보건소 야간진료센터'는 또 하나의 야심작. 일반의원 진료가 끝나는 오후6시부터 밤10시까지 운영하는데 복통, 두통, 식중독 및 가벼운 외상환자 등을 치료해준다. 배은경 보건소장은 "지금까지 120여명이 찾았는데 특히 야간에 갑자기 아픈 아이를 안고 오는 부모가 많았다"고 말했다. 서초구는 이번 달부터 유방암 퇴치사업도 시작했다. 올해 1,000명 등 앞으로 지역 여성 전체를 무료 검진할 계획이다.

/이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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