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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 일문일답/盧 "부도덕한 일 안해… 추천권 인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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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 일문일답/盧 "부도덕한 일 안해… 추천권 인정을"

입력
2003.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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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법적으로 임명권이 부여돼 있으면 사전에 의사 표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KBS는 사법권 독립과 장관 독립의 중간에 있는 것"이라며 KBS 사장 임명의 사전 조율이 가능한 일임을 강조하려 애썼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서동구 KBS 사장 임명 과정을 재검토해 대화로 풀겠다고 했는데.

"아직 서 사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이 상태로 KBS노조 등과 대화하려고 한다. 대화를 통해 문제가 풀리면 그대로 갈 수도 있고, 안 되면 절차를 반복하는 과정이 될 수도 있다."

―대통령은 서 사장을 추천만 했다고 하지만 KBS 이사회에서는 그 사람을 시키지 않겠나.

"KBS 이사회는 대통령의 추천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고, 독립적으로 판단했다고 본다. 앞으로 공식 의사를 표시하지 않더라도 사람을 추천하는 일은 필요하다고 본다. 사법부나 장관들이 제청하는 직위가 많다. 그런 직위는 사전에 조율하기도 하고 그것이 필요하기도 하다. KBS 인사에서도 의사표시를 하도록 허용해 달라. 나는 의심 받을 만한 부도덕한 일을 한 적이 없다."

―서 사장은 "공정 방송을 통해 조선·중앙·동아일보가 여론을 잘못 이끈다면 바로잡자"는 말을 했다고 한다. KBS가 정부의 대변자인가.

"서 사장은 정부를 대변할 분이 아니라고 본다. 서 사장이 정부를 대변하도록 이사회나 사원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 마음속에는 방송이라도 공정하게 해서 왜곡 편파 보도를 상쇄해 줬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소망이 있다."

―서 사장이 대통령 참모의 친척인 점이 고려된 것은 아닌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내 형제라도 경쟁력 있고 공정하면 기용하는 것이다. 누구와의 관계때문이 아니라 그의 신망이 이사회를 통과한 밑천이었다고 믿는다."

―서 사장에 대해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있다.

"그렇지 않다. 거부할 수 없어야 낙하산 아니냐. 나에게 불찰이 있었다. 공개적으로 추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너무나 민감한 언론 문제였기 때문에 그랬다. 그러나 공개하지 않아 화근이 된 것 같다."

―서 사장이 대통령의 후보 시절 언론고문이어서 논란이 크다.

"KBS 이사회는 서 사장이 잠시 고문을 한 게 그렇게 큰 하자가 아니라고 본 것 같다. 나도 그 문제 때문에 이사회가 재고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참모를 통해 전달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사회 분위기가 그렇지 않다고 해서 내 참모가 더 나가지 못했다. 더 나가면 대통령의 간섭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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