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항의해 사직한 전직 미 외교관 존 키슬링(사진)이 반전 강연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일 보도했다. 키슬링은 그리스 주재 미 대사관 정무참사관으로 재직하다 2월 말 사표를 냈다. 그가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에게 보낸 장문의 전쟁 비판 사직서는 인터넷을 타고 전세계로 전파돼 화제를 모았다.키슬링은 19년간의 외교관 생활을 접은 뒤 해밀튼대,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조지타운대 등 미 전역의 대학을 돌며 왕성한 반전 강연을 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하버드대 강연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전쟁권한을 부여한) 의회를 속였다고 확신한다"며 "그는 오로지 전쟁만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키슬링은 각종 반전 집회 등에서 연사로 초청 받지만 자신의 역할은 "대중운동보다는 정책 토의에 한정하고 싶다"면서 사양하고 있다.
키슬링은 지난해 말 그리스인 친구들과 논쟁을 벌이면서 이라크 전에 대해 심적 갈등을 겪다가 미국의 전쟁 의도가 명백해지자 사표를 냈다. 그는 사직서에서 "미국이 이번처럼 여론조작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정보를 왜곡하고 국민을 호도하는 것을 일찍이 보지 못했다"며 "미국은 편협한 국익을 위해 전세계 파트너들의 소중한 가치를 저버렸다"고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판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