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교수들이 '전쟁 반대'를 촉구하는 이 자리에 동석한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일입니다. 미국 등의 이라크침략은 생명이 얼마나 귀한지 모르는 어른들의 책임입니다. 어서 전쟁 없는 세상을 만들도록 다같이 노력합시다."2일 낮 '교수와 학생이 함께하는 반전평화 한마당'이 열린 서울 구로구 항동의 성공회대학교 운동장. 김성수 총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스탠드에 함께 앉아 있던 이 학교 교수 30여명과 학생 400여명은 '전쟁중단, 파병반대' 피켓을 든 채 "전쟁과 학살을 중단하라"는 구호를 소리높여 외쳤다.
이날 행사를 기획한 것은 학생이 아닌 교수들. 이라크전 발발 이후 수업중에 이라크전쟁의 야만성과 반전 메시지를 틈틈이 전달하던 이 학교 교수들은 지난달 말 별도로 동맹휴업과 파병저지 운동을 준비하던 학생들에게 반전행사를 공동개최하자고 제안했다. 교수 대표로 연설한 신영복(63) 사회과학부 교수는 "비록 파병안이 통과되더라도 반전운동은 학생들과 계속 함께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행사에 동참한 한홍구(45), 김창남(44) 교수 등도 "인간성을 말살하는 전쟁을 함께 반대하는 일보다 더 큰 교육이 어디 있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현장수업의 일환으로 집회에 참가한 학생들도 자유발언행사에 적극 동참하며 인류와 세계평화의 참뜻을 되새겼다. "대학생활 중 선생님들과 함께 집회에 참여하기는 처음"이라는 장진영(23·컴퓨터정보학부 4년)씨는 "강의실에서 듣는 열번의 수업보다 더욱 의미 있는 행사였다"고 말했다. 조희연(48) 교수는 "외교, 안보 등 정부의 성역이나 다름없던 이슈를 논하는 집회에 사제가 동참한다는 것은 한국의 사회운동이 날로 확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반전선언문 낭독으로 2시간 가량의 행사가 끝나자 일부 교수들과 학생들은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리고 있는 반전시위에 참가해야 한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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