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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4"우려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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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4"우려 현실화

입력
2003.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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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과 북핵 위기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침체와 고유가로 경제성장률이 4%대로 낮아지고 실업률과 물가는 4%대로 뛰어오르는 '트리플 4'가 현실화하고 있다.한국은행이 이미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기존 5%, 3%대에서 각각 4%대로 수정키로 방침을 정한데 이어, 정부가 올해 물가관리 '3%대 억제' 목표가 힘들 것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전쟁의 장기화로 5%대 성장 목표가 어려워지고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실업률 상승→소비·투자 감소→기업의 수익성 악화→실업률 상승의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일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6주 안에 전쟁이 끝나면 3%대, 12주 안에 끝나면 4%대 초반에서 물가 관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물가억제 목표를 3%대에서 4%대로 조정했다. 올들어 3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대비 평균 4.1%를 기록,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의 우려를 낳고 있다.

김 부총리는 "당장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이라크전쟁이 6주 안에 끝나야 5%대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밝혀 4%대 성장을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은 최근 경기하강의 조짐이 뚜렷해지자 올 성장률을 당초 5.7%에서 4%대 후반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4%에서 4%대 초반으로 각각 전망치를 수정하기로 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라크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세계경제 침체 속에 국내 경기도 소비·투자 등이 예상보다 더 나빠져 경제전망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며 "이라크전 전황을 좀더 지켜본 뒤 이 달 중순께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라크전쟁이 3개월 이상 장기화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4%대 후반의 성장을 점치고 있지만, 북핵 문제가 악화할 경우 전망치를 더 낮출 가능성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내부적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종전 5.3%)를 4%대 후반으로 낮춰 잡았다.

경기침체는 대규모 실업사태로 이어질 조짐이다. 2월 실업률은 12개월 만의 최고치인 3.7%를 기록, 정부의 연간 목표치인 '3%대 유지'를 위협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김기승 연구위원은 "성장률이 떨어지는 가운데 실업률과 물가오름세로 '트리플 4'가 현실화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라크전이 장기화하고 유정 파괴로 석유수급의 불균형이 초래될 경우 올해 물가가 5% 이상 폭등하는 상황도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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