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재보선이 치러질 3곳의 국회의원 재·보선 공천을 둘러싸고 민주당내 신주류와 구주류, 그리고 개혁당의 3각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31일 덕양 갑 공천을 둘러싸고 신주류 핵심인 정대철 대표와 구주류 핵심인 정균환 총무가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인데 이어 1일에는 개혁당쪽의 도발적인 발언이 불씨가 돼 양당이 충돌하고 신·구주류의 갈등도 증폭됐다.개혁당 김원웅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 "민주당과 선거공조를 할 수 있지만 개혁후보가 아닐 경우는 어쩔 수 없다"면서 "민주당의 의정부 후보는 개혁적이지 않고 토호적 성격이 짙기 때문에 공조는 끝났다"고 사실상 공조파기를 선언했다. 김 대표는 이어 "정당개혁과 정치개혁의 드라이브를 걸 때가 임박했으며, 내년 총선까지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깃발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김 대표는 깃발을 내려야 할 정당과 공조를 추진하려는 이중적 태도를 돌이켜봐야 한다"며 "깃발을 올리지도 못한 개혁당은 자기 색깔과 정체성을 정립해 평가 받는데 먼저 최선을 다하라"고 맞받아쳤다.
김상현 의원도 "김 대표의 발언은 연합공천이 필요 없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면서 "저런 말을 듣고도 민주당이 연합공천을 할 수는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그러나 당 조직강화특위는 이날 오후 개혁당과 협상을 가진 뒤 "3개 선거구에서 양당의 단일 후보를 빠른 시일내 확정 짓기로 했다"고 밝혀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개혁당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깃발' 발언에 대해 "민주당을 비판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김영배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재선거가 치러질 양천 을에서도 한때 신·구주류간의 갈등이 빚어졌다. 구주류의 지원을 받고 있는 한광옥 최고위원은 기자들에게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20여년 동안 독재와 싸웠고 민주주의를 위해 민주당을 한번도 떠나본 적이 없는 나를 비개혁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신주류는 이철 전 의원을, 구주류는 나를 각각 밀고 있다는 보도는 대표까지 지낸 사람의 체면을 구기는 것"이라고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이 전 의원이 "당내 갈등을 불러 일으키면서까지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당에 전달함으로써 이곳 문제는 일단 잠복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민주당과 개혁당의 선거공조 논의를 '공천야합'이라고 비난하며 민주당내 신·구주류 갈등을 부채질했다. 한창희 부대변인은 "여권이 혼자서는 질게 뻔하니까 둘이 야합해 대적하겠다는 비겁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