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방영된 베르디(1813∼1901)의 일생을 다룬 TV 드라마의 오프닝 음악은 '아이다' 중 '개선 행진곡'이었다. 명쾌한 멜로디와 화려한 관현악이 어우러지는 이 행진곡이 보여주듯 '아이다'는 대중에게 친숙한 베르디 오페라 중 최고의 걸작이다.그러나 고대 이집트를 재현하는 무대에 들어가는 비용이 컸기 때문에 국내에서 직접 볼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다.
4월5∼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오르는 제누스 오페라단(단장 이승현) '아이다'는 신생 오페라단의 첫 작품으로 이 모험적인 대작을 선택해 오페라계의 눈길을 모은다.
이 단장은 "제대로 만들어서 오페라 관객에게 확실히 보여주겠다"며 의욕적인 모습이다. 라틴어로 '음악율법'이라는 뜻의 '제누스'의 이름처럼 출연료 대신 티켓을 떠넘기는 일부 국내 오페라단의 전철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합당한 출연료를 지급한다고 한다.
동원되는 인원도 솔리스트 12명에 합창단 90명, 연기자 80명, 조승미 발레단원 20명,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80명 등 280여명에 이른다. 주역인 아이다와 라다메스, 지휘자는 이탈리아에서 직접 오디션을 거쳐 선발했다.
여기에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 역에 김남두(테너), 이집트 왕에 신재훈, 최준영(베이스), 이집트 공주인 암네리스 역에 김현주, 김순미(메조 소프라노), 제사장 람피스 역에 김요한, 임철민(베이스), 에디오피아 왕 아모나스로 역에 류현승, 장유상(베이스) 등 국내 성악가가 가세했다.
아이다 역인 파올라 그레고리오와 시모나 베르티니는 다른 색깔의 아이다를 선보일 예정.
파올라는 남국풍의 외모로 에티오피아 공주인 아이다와 유사한 분위기라면 시모나는 금발에 하얀 피부의 미인이다. 베르디 전문 연출가인 도미틸라 발도니는 "현대와 과거를 넘나드는 라다메스와 아이다의 사랑을 표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와 포로로 잡힌 에디오피아 공주 아이다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아이다'는 1869년 수에즈 운하 개통 기념으로 건립된 카이로 오페라극장 개관 작품으로 위촉됐으나 보불전쟁 때문에 1871년에야 초연됐다. 이집트 초연에서 대성공을 거둔 데 힘입어 이듬해 이탈리아 스칼라 극장 무대에 올랐다. (02)469―3658
/홍석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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