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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한 관리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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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한 관리종목

입력
2003.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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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이 1일 거래량 요건 미달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이례적인 '사건'이 발생하자 이 회사 주식정책에 대해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거래량 요건이란 분기 월평균 거래량이 상장주식의 1%(자본금 100억원 미만은 2%) 미만일 경우 관리종목으로 편입토록 한 일종의 상장종목 벌칙규정. 일정규모 이상 주식 유통을 통해 투자자의 환금성을 보장하고 적정가격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이다.

그러나 남양유업은 올 초 이후 거듭되는 관련 예고에도 불구하고 3개월 동안 요건 충족량인 5만3,000여주의 절반에 못미치는 2만여주 남짓 거래돼 '관리종목'이란 수모를 겪게 됐다. 상장 주식수가 72만주에 불과한데다 대주주와 외국인들이 주식을 꿰차고 내놓지 않아 하루 많게는 2,000주, 적게는 10주 밖에 거래되지 않고 아예 거래가 없는 날도 많다.

사실 거업 내재가치로 볼 때 남양유업은 관리종목과는 거리가 먼 초우량기업이다. 자본금 85억원이지만, 누적이익금 등을 자본금으로 나눈 유보율은 업계 평균 667%를 10배 이상 넘는 8,500%에 육박한다. 그동안 돈을 벌어서 차곡차곡 저금해 놓은 돈이 산더미처럼 쌓인 셈이다. 이에 따라 액면가 5,000원인 주식의 최근 시가 역시 20만원을 넘고 외국인 지분율도 33.51%(24만1,286만주)나 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남양유업 주식은 이미 사고싶어도 살 수 없고,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희한한 주식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소액 개인주주 비율이 전체의 40%에 달하는 만큼 적정한 주식 유통을 회사가 나서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남양유업 대주주들은 무상증자나 액면분할 등 유통물량 확대 대신 오히려 경영권 방어를 명분으로 최근 주식을 더 매집했다. 홍원식 사장이 올 2월 3,000주를 추가 매입해 홍 사장을 포함한 대주주 지분율은 27.85%에서 28.27%(20만3,500여주)로 늘어났다.

남양유업측은 "그간 액면분할 등 다양한 조치를 검토했으나 적절치 않아 고민하는 사이 '사건'이 벌어졌다"며 "움직이지 않는 외국인 지분이 50%에 육박하는 등 주식 관리책을 펴기가 어려운 점은 있으나 가능한 방법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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