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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정원사와 이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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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정원사와 이발사

입력
2003.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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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정원사에게 정원의 관상수들을 다듬어 놓으라고 시킨 뒤 외출했다. 그런데 이 정원사가 초보자였던 모양이다. 어쨌든 그는 열심히 어느 한쪽이 치우치게 깎이지 않도록 좌우를 맞추어가며 가위질을 했다. 정원의 주인이 돌아와 나무를 둘러보고 난 뒤에 말했다. "좋아. 깨끗하게 잘 됐군. 그런데 내 나무가 어디로 갔지?"내 기억이 맞다면 이 이야기는 독일의 극작가이며 연출가에, 시인이자 소설가인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단편집에 나온다. 그는 사후에 그 많던 애인들이 작품을 대신 써준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을 만큼 다채로운 경향의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어떤 사람이 이발소에 가서 머리를 깎던 중에 잠이 들었다. 이발사가 초보였던 모양이다. 어쨌든 그는 열심히 머리의 좌우를 맞추어가며 가위질을 했다. 잠이 깬 손님이 거울을 보며 말했다. "아, 잘 되었네요. 그런데 내 머리카락이 다 어디로 간 거죠?" 내 기억이 맞다면 이 이야기는 내 친구인 소설가이자 시인이며, 번역가에 '올빼미'인 원재길에게서 나왔다. 그의 머리는 항상 나보다 짧았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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