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경주단 '인디고 레이싱팀' 소속 프로선수 이재우씨는 1997년, 98년 2년 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한 국내 정상급 드라이버다. 이씨의 애마는 96년식 사브900SE. 지난해 5월 국내에 20여대 밖에 수입되지 않은 사브의 센소닉(클러치 페달이 없는 수동변속기) 장착 모델이 중고매물로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주저 없이 구입했다. 구입당시 총 주행거리는 약10만㎞. 이씨는 "부담없이 개조할 수 있어서, 중고차가 더 마음에 들었다"고 말한다.이씨는 가장 먼저 색깔부터 바꿨다. 구입 당시 은색이었는데 스포츠카의 멋을 뽐내기 위해 전체를 빨간색으로 도색했다. 그리고 사브의 스포츠카 모델인 비겐(viggen·스웨덴어로 천둥이라는 뜻)에 장착되는 앞 범퍼와 사이드스커트, 리어 스포일러를 붙여 첫눈에 비겐을 연상시키게끔 개조했다. 비겐은 사브 9-3의 섀시를 강화하고 출력을 높인 고성능 버전으로 1999년부터 연간 2,500대만 생산하는 특별 모델. 또 머플러도 경주용으로 교체했고, 코너링을 민첩하게 하기위해 쇽 업소버와 스프링을 재조정했다. 튜닝결과 최고시속은 230∼240㎞로 개조전과 크게 변하지 않지만 순간 가속성능은 어떤 차에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 됐다. 총 튜닝비용은 1,500만원. 이씨는 "앞으로 터보와 인터쿨러의 용량 확대 및 배기라인 교환 비용으로 1,000만원 정도 더 투입해야 할 것 같다"며 웃는다.
이처럼 막강한 애마를 몰고 과속감시 카메라를 피해 시속 230∼240㎞로 마음껏 달리 수 있는 도로가 어디 있을까? "없다"가 정답이다. 그는 "인천 집에서 용인의 경주용 트랙까지 영동고속도로로 출퇴근하면서 감시카메라를 피해 잠깐씩 기분을 낸다"고 말한다. 하지만 차량이 드문 새벽이나 심야가 아닐 경우 제한속도를 철저히 준수한단다.
카레이싱 경력 8년인 이씨는 "운전 경험이 쌓일수록 점점 더 일반도로에서 속도 내는 것이 무서워집니다. 돌발상황에 대한 아무런 대비훈련도 받지 못한 일반 운전자들이 과속을 하는 것을 볼 때마다 무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고 말한다.
스피드를 즐기고 싶은 아마추어 운전자들은 자동차레이싱팀이 개최하는 '드라이빙 스쿨'에 가입해 안전 운전법을 꼭 배우라고 당부한다.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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