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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이야기

입력
2003.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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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건설 '푸르지오'편대우건설의 아파트 '푸르지오' CF는 '심플'을 토대로 만들어진 광고다. 우선 건설업계 광고에서는 보기 드물게 여러 장면을 촬영하지 않고 단 하나의 장면을 이용한 '원신(One Scene) 광고' 기법을 시도했다. 꽃의 개화 모습을 담은 '꽃'편과 햇살이 비치는 창가에서 미소 짓는 김남주의 모습을 그린 '김남주'편 등 두 편이 동시에 나오고 있지만, 모두 장면 변화 없이 한 장면만 나온다.

카피도 달랑 하나로 승부를 걸었다. '그곳에 가면' 도대체 '그곳'이 어디인지, '그곳'에 가면 무엇이 있다는 것인지 아무런 설명이 없다. 아파트 광고인 만큼 '그곳'에 해당하는 아파트 모습이 어딘가에 나올 법도 하지만, 아파트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광고 마지막에 등장하는 대우건설이라는 자막을 놓치면 아파트 광고라는 것조차 알지 못할 정도다.

이처럼 심플하게 광고를 만든 것은 군더더기를 최대한 버린 구성이 오히려 궁금증을 자아내고 광고 소비자의 이목을 끝까지 집중시키는데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하이트맥주 '기분전환'편

전투를 치르듯 힘들게 하루 일을 마친 직장인들에게 한잔의 맥주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달콤한 휴식일 것이다. 하이트맥주 '기분전환'편은 퇴근해서 맥주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직장인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퇴근 시간이 지난 사무실. 아직도 일하고 있는 동료들을 뒤로하고 고소영이 당당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을 빠져나간다. 이어지는 장면은 고소영이 친구들과 함께 바에서 하이트 맥주를 시원하게 들이키는 모습. 특히 맥주를 마신 후 목구멍을 타고 올라오는 이산화탄소 작용에 의해 자연스럽게 얼굴을 찌푸리는 고소영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주류 광고에 과감히 여성 모델을 기용해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 특징.

광고의 내용은 퇴근이후 바를 찾아가 맥주를 마시는 것으로 되어있지만, 실제 촬영은 맥주 마시는 장면을 가장 먼저 찍고, 이어 사무실 장면을 담는 등 시간의 역순으로 진행됐다. 강남 한 빌딩에서 진행된 사무실 장면은 밤에 촬영돼 거대한 조명기구를 동원, 인조태양을 만들었다고 한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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