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파병동의안 처리를 하루 앞둔 1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전교조에 이어 1일부터 '반전(反戰)·평화수업'을 시작하겠다는 선언문을 낭독하는 전국교수노조 황상익(50·사진·서울대 의대교수)위원장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은 인류의 평화와 인권을 파괴하는 부도덕한 전쟁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군의 이라크전 파병을 막기 위해 전국의 대학교수와 학생들은 4월 한 달을 반전·평화수업 기간으로 선포, 적극적인 평화운동에 나설 것이다."
2001년 출범한 교수노조를 이끌며 대학교육개혁 등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해 온 황 위원장은 반전수업을 해야하는 논리를 차근차근 설파했다.
"학생들이 먼저 수업시간 때 반전토론을 제안하며 제 손을 잡아 이끌더군요. 저 역시 학자이자 의사로서 인간의 삶과 생명이 파괴되는 전쟁을 막기위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야겠다고 고심하던 중이었습니다. 진리의 상아탑이라는 대학에서 평화가 빠진 진리탐구와 정의추구는 한낱 절름발이 교육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금이야말로 평화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70년대 초 대학에 입학한 뒤 뒤늦게 베트남전쟁의 거짓과 허구성을 깨달았다는 황 위원장은 앞으로 학생들과 함께 이라크 전쟁의 추악한 이면은 물론, '국익을 위한 파병론'의 부당성, 나아가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등을 내용으로 하는 반전평화수업을 가질 계획이다. 황 교수는 구체적으로 기성세대에겐 변화하는 시대흐름에 대한 이해를, 젊은이들에겐 과거지향적인 기성세대에 대한 이해를 호소할 생각이다.
"반전과 파병반대야말로 진정 한반도의 평화와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길 입니다. 눈앞의 전략적인 이익에만 집착한 파병 결정은 명분도 실익도 없는 '전쟁범죄'에 지나지 않습니다." 기자회견을 마친 황 위원장은 2일 예정된 파병반대를 위한 '전국 교수·학생 결의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학교로 급한 발걸음을 옮겼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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