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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公 추천 4월 여행지 4選/무르익는 봄… 방랑벽 도지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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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公 추천 4월 여행지 4選/무르익는 봄… 방랑벽 도지겠네…

입력
2003.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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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행철이다. 큰 마음 먹고 떠나는 여행, 기왕이면 오감을 모두 만족시키는 나들이를 찾아보자. 한국관광공사가 4월의 여행지를 추천했다. 아름다운 풍광과 흥겨운 축제가 그 곳에 있다.

연분홍 복사꽃 풍경화/경북 영덕

짙푸른 동해의 파도를 맞는 영덕은 사시사철 아름답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울 때가 4월이다. 바다로 눈을 돌리지 말고 산기슭을 바라본다. 온통 연분홍색이다. 복사꽃이 만발하기 때문이다. 인산 성분이 많은 영덕 땅에선 복숭아나무가 잘 자란다. 1970년대 가난을 떨치기 위해 심기 시작했던 복숭아나무는 이제 영덕을 대표하는 나무가 됐고 복숭아는 영덕의 상징적인 과일이 됐다.

영덕과 안동을 잇는 34번 국도변은 복사꽃 세상이다. 꽃을 찾을 필요가 없다. 그냥 길가에 복숭아농장이 도열해 있다. 이달 중순이면 만개한다. 생김새는 매화와 벚꽃을 많이 닮았지만 색깔은 다르다. 분홍색 바다를 한참 바라보고 있으면 현기증이 난다.

영덕에 갔다면 놓칠 수 없는 것이 대게. 대게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원래 울진이 본고장이고 영덕은 집산지였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대게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이 영덕임에는 분명하다. 워낙 생산량이 줄어 영덕에서조차 러시아, 북한산 대게를 판다. 당연히 값도 비싸다.

'낭만의 길'이라고도 불리는 해안도로를 달린다. 강구항에서 축산항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바다와 거의 맞닿아 있어 큰 파도라도 치면 물보라가 차창을 때린다. 바닷가 언덕에 조성해 놓은 해맞이 공원에서 하얀 등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영덕대게 원조마을인 경정2리가 해안도로변에 있다. 새벽에 가면 불을 밝히고 바다로 떠날 채비를 하는 게잡이배를 볼 수 있다. 이후의 일출은 보너스이다. 12일부터 16일까지 복사꽃·대게 축제가 열린다.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054)730-6392.

전설의 산, 마이산/전북 진안

처음 보는 사람은 깜짝 놀란다. 어떻게 저런 모습일 수가 있을까. 그러나 진안의 마이산은 한두번 사람을 놀라게 하는 게 아니다. 말의 두 귀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 암마이봉과 숫마이봉이라는 두 개의 돌봉우리가 삐죽 올라와 있다. 암·수 두 봉우리가 있어 '세계 유일의 부부 봉우리'라고도 일컬어진다.

마이산이 가장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때는 지금이다. 산 아래 진입로변은 온통 벚꽃이다. 꽃망울이 거의 터질 듯하다. 길 안에서 혹은 산 위에서 바라보는 마이산의 벚꽃은 환상적이다. 벚꽃의 만개시기에 맞춰 매년 마이산 벚꽃축제를 연다.

꽃빛에 넋을 잃으며 산을 오르면서 또 한번 놀란다. 마이산 탑사이다. 이름 그대로 탑이 많은 절이다. 흔히 보는 탑이 아니다. 사람이 일일이 돌 하나하나를 쌓아 탑을 만들었다. 사람 키의 몇 배가 넘는 큰 탑에서부터 허리 정도까지 오는 작은 탑까지 크기가 다양하다. 모두 120여기가 있었는데 사람의 손때를 타서 현재는 80여기만 남아있다. 심한 폭풍우가 몰아쳐도 흔들리기만 할 뿐 무너지지는 않는다.

불가사의한 탑사에는 또 다른 불가사의가 있다. 한겨울 그릇에 물을 담아 놓으면 물이 송곳처럼 솟아올라 얼어버린다. '역고드름'이라고 한다. 아쉽지만 이제 겨울이 가버려 볼 수는 없다. 진안군청 문화관광과 (063)430-2228.

찬란한 백제의 향기/충남 부여

옛 역사의 향기와 부드러운 금강의 물줄기에 취하는 봄여행지이다. 부여는 위례성(서울), 웅진(공주)에 이은 백제의 3번째 수도로 123년간 백제의 왕도 역할을 했다.

먼저 부소산에 오른다. 산이라기 보다는 언덕이다. 궁궐의 후원이자 전쟁때 최후의 성곽 역할을 했던 곳이다. 나당 연합군이 침공했을 때 죽음으로 절개를 지킨 백제 여인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낙화암이 있다. 고란약수로 유명한 고란사, 지금은 흔적만이 남아있는 부소산성, 백마강의 아름다움을 조망할 수 있는 사자루, 영일루 등도 부소산에 있다. 부여 시내에 있는 정림사지에 들른다. 전형적인 백제의 사찰터로 백제 가람의 간결함과 개방감, 그리고 정숙함을 느낄 수 있다. 터에는 장중하고 경쾌한 조형미를 지닌 5층 석탑이 1,400여년의 세월을 홀로 서 있다. 금성산 기슭에 있는 박물관을 빼놓을 수 없다. 백제 유물 1만여점을 갖고 있다. 백제 금동대향로가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1993년 능산리고분에서 출토되었는데 도교와 불교 사상의 근본 원리를 예술적 역량으로 응집시킨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여에서는 관광객에게 백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이달에는 백제대왕행차가 매주 토요일 시내 일원에서 펼쳐진다. 부여군청 문화관광과 (041)830-2224.

하회별신굿 얼쑤!/경북 안동, 영주

하회마을, 부석사, 소수서원…. 안동과 영주는 우리 선비문화의 본고장이다.

이 곳을 그냥 한번 쓱 둘러보기에는 아쉽다. 옛 선비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자.

하회별신굿이 먼저이다. 12세기 중엽부터 연희되었다는 별신굿은 재미있는 놀이이면서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기원하는 특별한 의미도 담고 있다.

양반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해학을 맛볼 수도 있다. 탈을 쓰고 추는 춤. 그 몰아지경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하회별신굿탈놀이 보존회 (054)857-8489.

탈의 모습을 종이에 옮긴다. 탁본이다. 하회동 탈박물관(853-2288)에서 경험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재미있는 탈의 표정을 탁본하고, 탈에 대한 설명도 듣는다. 세계의 희귀한 탈도 구경할 수 있다.

풍산 한지 만들기 프로그램도 있다. 닥나무를 물에 불리고, 틀안에 넣고, 판 위에서 말리는 일체의 과정을 배운다. 직접 한 장씩 만들어 아는 이에게 편지를 써보내거나, 여행의 감상을 적을 수도 있다. 풍산한지공장(858-0658)에서 진행한다. 안동시 문화관광과 851-6393, 영주시청 관광담당 639-6062.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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