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베드라비치의 황혼은 아름다웠다. '필드의 귀족' 데이비스 러브 3세(39·미국)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이를 축하하듯 하루 종일 구름속에 숨어있던 태양이 갑자기 수평선 위로 얼굴을 내밀며 짙은 오렌지빛 황혼을 연출했다.러브 3세는 3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 6,950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65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없이 이글1개, 버디6개(5개 연속 버디)를 쓸어담는 환상적인 퍼팅쇼를 선보이며 8언더파 64타를 기록, 우승을 거머쥐었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전날 공동선두였던 제이 하스(미국)와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상 277타)을 6타차로 따돌렸다. 지난달 AT& T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에 이은 올 시즌 2번째 우승이다.
이로써 우승상금 117만달러를 챙긴 러브3세는 총 상금액 278만달러로 상금랭킹 2위로 뛰어오르며 대회 6언더파로 공동 11위에 머문 타이거 우즈(297만달러·상금랭킹 1위)를 19만달러차로 압박했다.
러브 3세는 평균 299야드가 넘는 드라이버샷을 60%이상 페어웨이에 떨궜고 아이언샷의 그린 적중률도 82%로 매우 높았다.
특히 25개로 마무리한 퍼팅은 신들린 듯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8번홀(파3·201야드)에서 4번 아이언으로 날린 티샷을 컵 1m에 붙여 버디를 잡으면서 공동선두로 나선 러브 3세는 12번홀까지 5개홀에서 연속 '버디 잔치'를 펼쳤다. 이어 16번홀(파5·507야드)에서 3번우드로 날린 티샷이 숲속으로 들어갔지만 맨땅에서 나무와 워터해저드를 피해 정확한 세컨드샷을 날린 뒤 이글퍼트를 엮어내 우승을 확정지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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