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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현장/ 고속버스터미널은 "썰렁" 시외버스터미널은 "혼잡" 성남 터미널 왜 합치지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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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현장/ 고속버스터미널은 "썰렁" 시외버스터미널은 "혼잡" 성남 터미널 왜 합치지않나

입력
2003.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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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의 분당통합이전문제가 9년째 난항을 겪고 있다. 고속버스터미널은 2년 전 분당으로 옮겼으나 시외버스터미널은 이전이 미뤄지고 있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대조적인 터미널 모습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테마폴리스 1층 고속버스터미널. 모란역 앞 성남버스터미널에서 2001년 4월1일 옮겨왔는데 노선은 부산 대구 등 6개, 운행횟수는 하루 77회에 불과하다. 이용자도 하루 1,000명 남짓이고 버스 한대당 승객도 13명에 그치고 있다. 3만1,180평의 연면적을 감안하면 이용자 운행횟수 등이 초라하기 그지 없다.

지하4층에서 지상1층까지 각 층마다 관련 시설 공간이 마련돼 있지만 지상1층에만 시설이 들어와 있고 나머지는 비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민 박시영(43)씨는 "너무 한산해 이곳이 터미널인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말할 정도다.

2.5㎞ 가량 떨어진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지하철 모란역 앞 시외버스터미널은 연면적이 1,000평 남짓으로 고속버스터미널의 30분의 1도 안된다. 하지만 노선은 48개, 운행횟수는 520여회로 훨씬 많다. 좁은 공간에서 많은 차량이 오가는 바람에 주변은 언제나 극심한 체증을 보인다. 지어진 지 21년이나 지나서인지 대합실은 냉난방시설과 승객편의공간이 부족하다.

주민 이모(55·여)씨는 "국내 최대 규모의 모란장이 열리는데다 전철 분당선, 서울 지하철8호선이 지나기 때문에 주변이 항상 복잡하다"며 "특히 장날이 주말과 겹치면 버스가 1㎞ 전방에서 터미널로 진입하는 데만 30분 이상 걸린다"며 혀를 내둘렀다.

김모(36)씨는 "야탑동 고속버스터미널로 옮기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텐데 왜 그러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복잡한 소유권 관계, 시민만 불편

이전 문제는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남고속버스터미널 사업자인 중일(주)은 당시 테마폴리스 건축에 나섰으나 자금난으로 부도가 나 한국부동산신탁(한부신)으로 건물 소유권을 넘겼다. 그러나 한부신 마저 부도를 내는 바람에 사정이 매우 복잡해졌다.

이런 와중에서도 고속버스터미널은 이곳으로 옮겨와 영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함께 오기로 한 시외버스터미널측은 임대료 부담 등을 이유로 이전을 거부하고 있다. 대합실과 영업용 사무실 일부의 소유권을 무상으로 넘겨주어야 옮겨올 수 있다고 버티고 있다.

이에 대해 한부신은 "우리도 부도가 났는데 그런 조건을 어떻게 들어주느냐"는 입장이고 한부신의 채권자인 삼성중공업은 "성남시가 터미널 지하 3, 4층 버스전용주차장 가운데 일부를 상가로 용도변경해주면 요구를 수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용도가 변경되면 상가 분양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남시는 이에 대해 "먼저 채권단과 터미널 운영회사 등이 터미널 이전에 합의하면 용도변경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이해관계가 복잡해 문제가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박모(52)씨는 "주민 입장에서는 멀쩡하게 지어 놓은 고속버스터미널을 놀리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하루 빨리 문제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한창만기자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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