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군은 군사력의 절대적 열세에도 불구, 전황을 교착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미영 연합군은 남부 지방에서 발목을 붙잡힌 데다 바그다드 진격조차 주춤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최대한 시간을 끈다는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전략이 일단 성공하고 있는 듯 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 이라크 전은 미국의 바람과 달리 '이라크 전국민의 전쟁, 아랍인의 전쟁'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미영 연합군이 지상군 증파를 앞당기며 대대적인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에 대해 후세인은 '바그다드 요새화'로 맞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마당을 내주더라도 안방에서 승부를 겨루겠다'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30일 "연합군이 바그다드 시가지에 진입할 경우 잔혹한 전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그다드 내외곽에 배치된 이라크 주력군은 미군의 예상보다 충분한 화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군 관계자는 "바스라의 이라크 군이 벙커에 버린 탄약, 로켓포, 지대공 미사일의 양이 예상보다 엄청났다"고 전했다. 바그다드 이라크 군의 화력은 바스라보다 더 강력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바그다드 주력부대는 미군 기갑부대 주력 M-1A2 에이브러햄 탱크의 사냥꾼인 러시아제 최신형 코넷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군은 후방 게릴라 전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자살 폭탄공격이 가해진 후 타하 야신 라마단 이라크 부통령은 "적을 죽이기 위해서는 어떤 수단이든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방 교란을 위해 자살공격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게릴라전을 통한 후방공격과 보급로 차단은 현재의 교착상태를 이끌어 낸 주요인이다. 미 3보병사단의 한 장교는 "바그다드 진격이 늦어지는 것은 무엇보다 보급 부족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군은 또 바스라 등 후방에서 미영 연합군을 괴롭히는 전략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후방 이라크 군의 자율적 저항이 미군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AP통신은 "후세인이 신임하는 군 지휘관들과 부족 지도자들에게 별도의 명령 없이 독자적인 작전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고 31일 전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