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독선 등에 초점이 맞추어졌던 이라크전 초기 작전 실패 책임론이 미 행정부 내 매파(강경파)의 대통령 보좌 잘못 문제로 번지고 있다.워싱턴 포스트는 31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딕 체니 부통령, 럼스펠드 장관,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등 매파로부터 엉터리 보고를 받아 초기 작전에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행정부와 공화당 일부 인사들은 "매파들의 입장은 미국의 장기적인 국익에 오히려 배치된다"는 지적까지 하고 나섰다. 공화당 중진 인사는 "매파는 이라크로 진격하면 낙승하고 이라크 국민들에게 환영받을 것이라고 보고했지만 이는 쓰레기 같은 보고"라고 일갈했다.
국무부를 중심으로 한 일부 행정부 관리들은 "그들은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배제한 채 사담 후세인 정권이 쉽게 붕괴할 것이라는 잘못된 가정 하에 전쟁계획을 세웠다"고 비난했다.
특히 한 백악관 보좌관은 "럼스펠드는 계획을 수립하면서 '명확한 목표, 압도적인 공격, 빠른 승리'로 도식화되는 1991년 걸프전 당시의 '파월 독트린'을 낡은 전략으로 만드는 데 초점을 두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30일 언론에 나와 "작전은 기본적으로 토미 프랭크스 중부사령관이 세웠다"며 군 수뇌부간 불화설 진화에 나선 럼스펠드 장관은 더욱 머쓱하게 됐다. 프랭크스 사령관은 "전쟁은 전적으로 내 책임 하에 진행된다"고 말해 '앞으로는 참견하지 말라'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러한 매파와 비둘기파(온건파)의 대립에 대해 인식은 하고 있으면서도 매우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섭기자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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