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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정원/죽음 앞두고 찾아온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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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정원/죽음 앞두고 찾아온 사랑

입력
2003.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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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업 아티스트 영주(이은주)는 토끼 한 마리가 유일한 가족. 어려서 부모를 잃은 영주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 탓에 일자리를 잃고 술집에 아르바이트를 나갔다가 오성(안재욱)을 만난다. 아버지의 유지에 따라 호스피스 병원을 맡은 오성은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기억과 '죽이는' 의사가 되어야 하는 자신의 처지 때문에 아무도 사랑하지 못한다. "최선을 다해 죽여 주겠다"는 오성의 약속을 믿고 영주가 찾아 오면서 둘의 사랑은 시작된다.자신을 사랑하지는 못하지만 환자들에게는 친절한 의사, 죽음을 앞에 두고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할 줄만 알았지 분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환자, 가족 같은 간호사. 영주가 일자리를 잃은 간접 원인을 제공한 CF 조감독은 영주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마침내 우체국 CF에 캐스팅하고, 영주는 죽음 직전 스타가 된다. 온통 착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죽음을 앞둔 절절한 사랑은 신기하게도 울림이 거의 없다. 걸핏하면 똑 같은, 우울한 표정을 짓는 오성의 고민을 표현하기 위해 그저 줌 인, 줌 아웃을 반복하는 습관적인 카메라 워킹은 전형적인 멜로 영화에서 왜 촬영의 실험이 필요한지를 증명한다. 성격이 상반된 두 사람이 내면적으로 어떻게 가까워지는지도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채 그저 예쁜 사랑, 착한 사랑에 대한 집착 역시 영화에 빠져들 수 없게 만든다.

영주가 죽기 전 촬영한 것으로 설정한 우체국 CF는 PPL업체(우정사업본부)를 의식해서인지 영 부자연스럽다. 로케이션, 주제곡 등 공들인 흔적이 적잖지만 완성도 부족이라는 인상을 돌려 놓기엔 역부족이다. 감독은 CF 감독 출신 이동현. 4일 개봉. 전체 관람가.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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