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의 연승행진인가, 고려대의 명가 부활인가. 다음달 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토너먼트 방식으로 12일간의 열전에 돌입하는 '2003 MBC배 대학농구'에서 전통적인 라이벌 고려대와 연세대가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날을 더욱 세우고 있는 곳은 도전자 입장인 고려대. 스카우트 부진 등으로 지난해 각종대회에서 라이벌 연세대는 물론 경희대, 한양대 등에도 무릎을 꿇으며 '종이 호랑이'로 추락한 고려대는 지난달 이충희 감독 체제로 농구팀을 재정비,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겉으론 이번 대회에 욕심을 버렸다는 이 감독이지만 내심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이 감독으로선 이번 대회가 대학농구 감독 데뷔전일 뿐만 아니라 '이충희가 맡았으니 뭔가 틀려지겠지'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는 동문과 팬 등에게 부활의 징조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허재에 필적할 만한 대어라는 찬사를 받았던 정상헌이 한동한 팀을 이탈했다가 최근 복귀한데다 주전 김동욱, 김영한 등이 한창 물이 오르고 있어 연세대의 아성을 넘어서겠다며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이 감독은 "압박수비를 집중적으로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이번 대회를 우승, 지난해 6개 대회 전관왕 신화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김동우, 박광재 등 주전들이 대거 졸업했지만 '대학생 국가대표'로 불리는 가드진 방성윤과 이정석 등이 건재한데다 김재환 김태술 등 특급 신인들이 가세하면서 여전히 탄탄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남기 감독은 "높이에서는 고려대에 밀리지만 방성윤이라는 확실한 득점원이 있고 가드진이 좋아 우승을 자신한다"며 느긋한 모습을 보였다.
골밑이 강한 고려대와 외곽슛을 주무기로 경기를 펼칠 연세대의 대결에서 과연 누가 먼저 웃을지 궁금하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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