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 돌아와 젊은 친구들과 함께 호흡한다고 생각하니 첫 수업부터 가슴이 설레었습니다. 앞으로 제자들과 풍부한 음악적 교감을 나누고 싶습니다."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56· 사진)씨가 40년간의 해외 연주생활을 접고 고국의 대학 강단에 섰다.
김씨는 서울대 교수로는 처음으로 공개채용을 거치지 않고 특별채용을 통해 곧바로 음대 정교수로 임용돼 28일 첫 수업을 가졌다.
김 교수가 맡은 강의는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상대로 한 1대1 바이올린 실기지도. 7명의 바이올린 전공 학생이 그의 수업을 듣게 됐다. 김 교수는 중학교 1학년 때 미국 커티스 음악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한국을 떠났다.
김 교수는 16세의 나이로 1963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통해 세계무대에 데뷔했고 그 동안 카라얀, 프레빈 등 명지휘자들과 협연하며 명성을 날렸다. 번스타인으로부터 '진정한 천재'라는 칭호를 받기도 했다. 80년대부터 임마누엘 엑스(피아노), 요요마(첼로)와'엑스-마-김 트리오'를 결성하고 세계적 실내악단'보자르 트리오'에서 활약했다.
핀커스 주커만, 이자크 펄만 등과 어깨를 겨루는 세계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로 데뷔 후 꼬박 40년간 연 80회 가량의 연주회 일정을 소화해 온 김 교수는 99년부터 울산대 석좌교수로서 방학을 이용해 국내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운영했지만 지난 달 아예 영구 귀국, 옛집인 종로구 운니동 자택에 자리잡았다. 그의 친형은 변호사인 김영무 김& 장 법무법인 대표.
김 교수는 후진양성에 힘쓰는 한편 그 동안 시간에 쫓겨 할 수 없었던 음악가 연구에도 주력할 생각이다. 그는"올 해로 연주나이 불혹(不惑)에 이르렀다"며 "이제 연주만이 아닌 음악 그 자체를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지고 싶다"고 말했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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