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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전 참전 헬기조종사 듀런트 USA투데이에 "시가전 공포" 기고/"바그다드 시가전 악몽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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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전 참전 헬기조종사 듀런트 USA투데이에 "시가전 공포" 기고/"바그다드 시가전 악몽될수도"

입력
2003.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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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전을 얕잡아보지 말라." 바그다드 시가전이 이번 이라크전의 최대 분수령으로 떠오르면서 전투원과 민간인을 막론하고 대규모 인명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영화 '블랙 호크 다운'으로 유명한 1993년 소말리아 모가디슈 전투에 헬기 조종사로 참전했던 마이크 듀런트(사진)는 27일 일간 USA 투데이 기고를 통해 시가지 전투의 어려움과 공포를 생생하게 전했다. 그는 미군 18명과 소말리아인 1,000여 명의 희생자를 낸 당시 전투에서 헬기 추락으로 포로가 됐다 11일 만에 풀려난 유일한 생존자다. 그는 "미군 장비가 많이 발전했지만 본격 시가전이 벌어지면 대규모 희생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바그다드 시가전은 최대의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그가 전한 시가전의 현실.

민간인 구분이 어렵다

모든 전쟁의 지상 명제 가운데 하나는 무고한 민간인 피해를 줄이는 것이다. 사막처럼 탁 트인 공간에서 적을 식별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시가전에서 전투원과 민간인을 구별하기는 극도로 어렵다. 소말리아에서 적군은 민간인 복장을 하고 민간인 사이에 섞여 이동했다. 그들은 부녀자와 어린이를 인간방패로 내세우기도 했다. 미군이 시가전에 대비한 훈련을 해왔지만 결과는 불투명하다.

첨단 무기도 무용지물

소말리아전 당시 미군은 문자 그대로 적의 눈동자 움직임까지 볼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전투를 했다. 이러한 근접전에서는 우수한 화기, 통신기술, 야간투시경 등 기술적 우위는 효력이 엄청나게 상실된다.

미군은 적군이 무작위로 쏘아대는 소총과 수류탄에도 급속도로 취약해졌다. 무인정찰기의 감시와 미사일·폭격기 등의 지원 사격이 당시보다 월등하다 해도 근접전의 위험은 줄어들지 않는다.

시가지는 함정 같은 미로

당시 미군 구조팀이 고립된 전투원을 찾아 시가지로 진입했지만 통신 지연, 공포감, 낯선 지리 등으로 여러 차례 엉뚱한 길을 헤맸다.

안방과 같은 시가지에서 숨을 곳을 훤히 알고 있는 이라크군에 비해 미군은 바그다드 시내의 귀퉁이 하나하나를 돌 때마다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을 것이다. 험비를 몰고 시가에 들어서면 곳곳에 예기치 못한 곳에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어 당황하게 되고 그러는 사이 적의 포화를 맞게 된다.

헬기는 특히 위태롭다

시가전에서 헬기는 신속한 이동을 보장하는 기마의 역할을 담당한다. 당시 내가 조종하던 블랙 호크 헬기는 모가디슈 시가를 저공 비행하던 중 지상에서 날아온 로켓탄에 맞아 격추됐다.

시가전에서 헬기는 저공 비행을 해야 하고 좁은 골목길에 착륙을 시도해야 하기 때문에 로켓탄은 물론, 수류탄이나 소총에도 극도로 취약하다.

적군은 가까운 건물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헬기가 착륙 지점을 정하고 속도를 늦출 때 바로 총탄을 퍼붓는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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