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보도와 관련해 주요 언론 매체들은 '미·영 연합군'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국제 기구인 유엔에서 합법적 가결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과 영국이 합세하여 이라크를 공격하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미국과 영국 두 나라 간의 사적인 결합이므로 마땅히 '미·영 합동군'이라고 해야 타당하다. 미·영 연합군이라고 하면 마치 유엔에서 합법적으로 파견한 국제 연합군으로 오해할 소지가 크다. 미·영을 생략하고 그냥 '연합군'이라고만 쓰면 이런 오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언론은 새로 일어나는 세계 정황에 대한 용어를 쓸 때는 적절한 용어를 심사숙고해 써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예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언론은 용어 선택을 잘못했을 때 독자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며 부당한 주관이 객관의 실체마저 전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혹자는 삼국통일 역사에서 흔히 '나·당 연합군'이라고 하지 않느냐고 하겠지만, 그 때는 유엔 같은 국제기구가 없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의미에서 연합군이라고 부르는 것이며 지금의 연합군과는 의미와 뉘앙스가 다르다. 일본 언론은 '미·영 합동군'이라고 올바로 보도하고 있음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진태하·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이사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