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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으면 총에 맞든 배고파서든 죽을수 밖에…"/ 목숨건 바스라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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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으면 총에 맞든 배고파서든 죽을수 밖에…"/ 목숨건 바스라 탈출

입력
2003.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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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에선 형제들(이라크군)이, 눈 앞에선 영국군이 총구를 겨누고 있었어요. 하늘에선 언제 미사일이 떨어질지 모르고…." 29일 목숨을 걸고 이라크 남부 바스라를 탈출한 한 30대 이라크인은 "가만히 있으면 총에 맞아서든 전염병에 걸려서든, 아니면 배가 고파서든 죽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고 탈출 이유를 설명했다. 10일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공습과 교전으로 생지옥이 돼버린 바스라를 탈출하려는 이라크 인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외신들은 "발전시설 등이 절반 이상 파괴돼 썩어가는 하수 처리장 물이나마 감사하게 마셔야 할 상황" "이라크군이 '자살폭탄 공격에 가담하든지 공개 처형당하든지 택하라'고 위협하고 있다" 등으로 바스라의 참상을 전하고 있다. 이라크 민병대가 민간시설에 대공포 등을 숨겨 놓았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미영 연합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더 이상 안전지대가 없는 상태이다.

28일 이라크군이 바스라를 탈출하려는 민간인 수천 명에 박격포와 기관총 공격을 가했다는 소문이 난 뒤에도 인근 마을로 통하는 다리는 종일 이라크인들로 메워지고 있다.

하지만 바스라 외곽까지 도착하고서도 발길을 돌리는 이라크인들이 대다수이다. 민간인으로 위장한 이라크군으로 의심한 영국군이 통행로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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