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8일 이라크전 파병 동의안의 국회 처리가 다시 연기되자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특히 자신이 '반전도 맞고, 파병도 맞다'는 식의 이중 처신을 하고 있다는 한나라당의 비난에 대해 "남 속타는 줄도 모르고 말한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노사모 회원의 상당수가 파병에 반대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일사불란의 시대는 갔다"며 "정치적 소속이 같다 해도 사안별로 의견을 달리하는 시대가 온 것이며 노사모가 대선 당시 나를 지지했다가 지금은 아니라고 해도 별수 없다"고 말했다.유인태(柳寅泰) 청와대 정무수석도 브리핑을 통해 "노 대통령은 일관된 입장을 취해 왔다"면서 "국가인권위의 반전 성명과 관련해서도 절차를 문제 삼지 않겠다는 것이지 내용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했다"며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유 수석은 또 노 대통령의 국민설득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건국이래 처음으로 여야 국방위원 전원을 초청, 의견을 구했고 여야 총무를 만나 협조를 요청했으며 육군 제3사관학교 졸업식에서도 파병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고 반박했다. 담화를 통해 거듭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요구에 대해서는 "이미 담화를 발표했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이 이날 시민단체 파병찬성 의원 낙선운동 움직임과 관련, "지나친 반전 시위와 위협적 분위기 조성은 안 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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