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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대수술" 내부동요 극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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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대수술" 내부동요 극심

입력
2003.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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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국가정보원 개혁 플랜이 가시화하면서 국정원이 내부적으로 크게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변 초대회장을 지낸 개혁 성향의 고영구(高泳耉) 변호사가 국정원장 후보로 내정되면서 국정원 간부들은 인적청산과 조직개편의 폭이 커질 것이라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고 내정자가 27일 각 부서 업무보고를 받고서도 개혁안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게 오히려 국정원 내부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개혁대상 1순위로 지적되는 2차장 산하 대공정책실과 대공수사국은 초상집 분위기라고 국정원 관계자들이 전했다. 정보요원(IO)의 정부 부처 및 언론사 출입을 금지하고 정치관련 정보보고도 폐지할 것이라는 청와대 방침이 직간접으로 여러 차례 전달됐기 때문이다. 이 부서 인력의 절반 가량은 정리되거나 타 부서로 전출될 것이란 말이 정설처럼 나돌고 있다.

대공수사국은 수사권 폐지설까지 나돌자 아예 일손을 놓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공수사관은 "간첩이나 공안사범은 확고한 신념과 의지 없이는 잡기 힘든데 개혁대상으로 낙인 찍힌 마당에 무슨 일을 하겠느냐"며 "수사에서 손 놓은 지 오래"라고 말했다.

"처장급(2급) 이상 상당수는 살아 남지 못할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면서 고위직들에겐 비상이 걸렸다. 어떻게든 줄을 대 살 길을 모색하는 '전향파', 조직개편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낙관파'가 있는가 하면 공공연히 불만을 터뜨리는 '항전파'와 자포자기하는 '투항파'도 있다는 후문. 한 직원은 "검사들은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항변할 기회라도 가졌지만 우리는 말 한마디 못하고 잘릴 형편"이라며 "왜 과거 선배들의 잘못을 우리가 떠안아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반면 1·3차장 산하 및 경제단 직원들은 향후 해외·대북·경제 정보 강화방침에 은근히 기대를 거는 눈치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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