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KBS 아침마당에 출연한 한명숙 환경부 장관은 상수도와 하수도도 구분하지 못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수질 얘기가 나오자 한 장관은 "식수의 경우 정수장 물은 1급수인데 문제는 하수관거가 노후화해서..."라며 뜬금없이 하수관거를 들먹였다. 정수장 물은 깨끗한데 가정으로 오는 과정에서 수질이 나빠진다면 이는 당연히 상수도관의 문제다. 하수관거는 그 반대의 통로다. 그러나 한장관은 "아파트로 들어오는 노후화한 하수관거를 교체해야…"라는 등 몇차례나 하수관거를 들먹여 단순한 실수로 봐주기에는 어딘지 석연치않은 장면을 연출했다.상수도와 하수도, 이런 기본적인 상식조차 헷갈리는 사람이 환경정책의 최고 책임을 맡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여성운동가 출신인 한 장관은 이날 "환경분야 전문가는 아니지만 요즘 열심히 환경공부를 하고 있다"고 자신을 변호했다.
한 장관이 이처럼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던 바로 그날, 환경정책은 뼈아픈 후퇴를 강요당했다. 논란을 빚어온 경유승용차 시판 허용문제가 환경부의 요구는 거의 수용되지 않은 채 2005년부터 허용됐고, 수도권의 환경규제도 대폭 완화됐다. 인수위시절부터 "인수위 멤버중에 친환경론자도 별로 없고 참여정부에 환경마인드가 없다"고 줄곧 비판해온 환경운동계는 즉각 "가뜩이나 막강한 개발부처와 맞서야 하는 환경부 자리에 비전문가를 앉힌 필연적 결과"라고 반발했다.
"여성장관이라고 행정능력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환경부장관에 줄이어 세번째나 여성이 임명되는 등 환경부가 마치 여성안배를 소화하기위한 부처처럼 여겨지는 관행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환경운동계의 지적을 이 정부는 귀담아들어야 할 것이다.
송용창 사회1부 기자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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