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이라크전 파병 동의안 처리가 또다시 연기된 28일 파병저지와 파병촉구 시위 및 집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동시에 열리는 등 파병문제를 놓고 진보·보수 단체간 대립이 거세지고 있다.전쟁반대평화실현공동실천, 여중생범대위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 1,500여명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범국민 행동의 날'집회를 열고 "파병 동의안 처리가 31일로 연기됐으나 이 또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며 "파병 동의안이 철회될 때까지 반대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후 집회가 끝난 뒤 국회의사당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30여분간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으나 큰 불상사는 없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들도 이날 이라크전의 불법성과 한국군 파병의 위헌성에 대한 의견서를 국회의장과 국회 앞으로 전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 단체들도 이날부터 파병저지시위에 동참했고 경실련, 기독교윤리실천운동등 12개 단체도 이날 낮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파병철회를 위한 시민대회를 열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도 성명을 통해 "한국군 파병을 반대한다"고 공식 발표하는 등 파병반대를 위한 시위 및 집회, 기자회견 등이 줄을 이었다.
이와는 반대로 해병대 전우회, 재향 경우회, 애국 청년당, 국민행동 나라사랑 네트워크 회원 등 보수단체회원 800여명은 이날 낮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파병찬성 긴급 궐기대회'를 열고 국회의 조속한 파병 동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전쟁을 겪지 않은 젊은 세대들의 반대운동 때문에 국회 파병 통과가 미뤄지고 있다" 며 보수단체들의 결집을 촉구하고 나섰다. 장형렬(33) 주권찾기시민모임 정책위원회 간사는 "건국 이래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 지금 애국 단체들이 함께 뜻을 모아야 한다"며 파병지지 운동동참을 호소했다. 보수단체들은 국회 앞까지 행진을 한 뒤 자진 해산, 반전 시위 단체와 충돌은 없었다.
한편 이라크전 발발 후 두 번째 주말인 29일 서울 종묘공원과 광화문에서 민주노총 등 44개 단체 2,000여명이 참석하는 반전 평화 민중대회와 촛불대행진이 예정돼 있어 주말 도심 교통체증이 우려된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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