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남 장흥의 할아버지 집에 내려가 있던 대영(4)이와 은비(2·여) 남매는 하마터면 가족과 생이별할 뻔했다. 21일 오후 할아버지 집을 나선 남매는 동네를 돌아다니다 집에서 약 300m 떨어진 장흥읍내 시장까지 오게 됐는데 갑자기 낯선 지형에 길을 잃어 버린 것이다. 울고 있는 남매를 발견한 사람은 시장에 나왔던 50대의 주부. 아이들을 달래봤지만 울음을 그치지 않자 바로 인근 파출소로 연락을 해 출동한 경찰관에게 인계하고 총총히 사라졌다. 남매를 인계받은 장흥경찰서 방범계 백시랑 경장은 아이들이 메고있던 미술학원 가방에서 단서를 찾아 이리저리 수소문한 끝에 시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할아버지 집에 남매를 무사히 데려다 줄 수 있었다.길을 잃고 헤매는 아이들을 발견했을 때 가장 확실하게 아이들 부모를 찾아주는 방법은 인근 파출소나 경찰서에 연락하는 것. 미아가 발생한 집에서도 경찰서나 파출소에 신고를 하기 때문에 아이를 경찰관서에 데리고 가기만 하면 전산망으로 즉시 조회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조치를 취하기 전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경찰청 청소년계 김정옥 주임은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들은 바로 경찰관서에 신고를 하기보다 주변을 훑다 찾지 못할 경우에 신고를 한다" 며 "미아를 발견했을 때 경찰관서에 바로 데리고 오기 전에 자리에서 잠시 부모를 기다리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이가 잠깐 한 눈을 팔거나 부모의 부주의로 아이와 떨어진 경우 아이 부모가 가까운 장소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또 미아로 추정되는 아이를 발견하면 우선 아이가 겁먹지 않도록 진정을 시켜줘야 한다. 한국복지재단 박은숙 팀장은 "평소 똑똑하고 집 전화번호를 잘 외우던 아이도 길을 잃어 버리면 겁에 질려 대답을 잘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의 불안한 마음상태를 이해하고 달래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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