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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8일 세계여성음악제/여성음악인이여 가슴을 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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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8일 세계여성음악제/여성음악인이여 가슴을 펴라

입력
2003.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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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들의 초상이 걸려있는 음악실을 둘러보면 한 가지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바흐, 베토벤, 브람스…. 어디에도 여성 작곡가의 초상은 없다.1,000년이 넘는 서양음악의 역사 속에서 음악사 책에 이름이 나오는 여성 작곡가는 3,4명에 지나지 않는다. 가장 잘 알려진 슈만의 부인 클라라도 슈만의 아내라는 이유에서였다. 퓰리처상 작곡 부문 60여명의 수상자 가운데 여성은 엘렌 타프 즈빌리크(1983년), 슐라미트 란(91년), 멜린다 와그너(99년) 3명 뿐이다.

4월8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2003 세계여성음악제는 여성에 대한 이런 보이지 않는 차별을 없애고자 전세계 여성 작곡가를 중심으로 지휘자, 연주가 등이 모이는 여성 음악인의 잔치다. 95년 결성된 국제여성음악인연맹(IAWM)이 격년으로 여는 이 음악제는 그 동안 아테네, 로마, 런던에서 열렸고 이번에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열린다. IAWM의 한국 지부를 겸하고 있는 한국여성작곡가회(회장 이찬해)가 공동 주최하는 2003 세계여성음악제는 '여성 음악인의 목소리'라는 부제로 여성을 위한 다양한 공연과 세미나가 펼친다.

공연에서 연주되는 작품의 성격은 여성을 주제로 한 작품, 동서양의 문화가 교차되는 작품, 반전과 평화를 주제로 한 작품 등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진다.

미국 여성 작곡가 조안 타워의 '비범한 여성들을 위한 팡파레 제1번'(Fanfare for the Uncommon Woman No.1)은 미국 작곡가 아론 코플랜드(1900∼1990)의 유명한 '평범한 남성을 위한 팡파레'(Fanfare for the Common Man)를 비튼 것이다. 코플랜드의 곡과 동일한 편성이나 위트가 넘치는 패러디는 여권주의적 답변을 상징한다.

이밖에도 김희정의 현악사중주 '종군위안부를 위한 애가'는 다큐멘터리 영상작가 안해룡의 기록 필름과 함께 연주되고, 임준희가 최명희의 소설 '혼불'에 곡을 붙인 '인성과 가야금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혼불 I', 미국의 디온 닐센 프라이스가 베트남 전쟁을 다룬 '폭격 속의 소녀 Kim의 세 가지 표정'도 귀기울일 만하다.

퓰리처상 수상자 중 란과 즈빌리크가 한국을 방문하는 이번 음악제는 8일 여성 지휘자 아포 수가 KBS교향악단을 지휘하고 김남윤의 바이올린과 한국과 미국을 넘나드는 여성 거문고 연주자 겸 작곡가 김진희의 협연으로 시작된다. 자세한 일정은 www.ifw.or.kr (02)312―6447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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