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28일 단행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는 비교적 전문성을 고려했다는 평이다. 법무부는 지난 24일 김종빈 대검차장을 위원장으로 외부인사 2명 등 9명이 참여한 검찰인사위원회를 개최, 인사의 원칙과 기준 등을 정하고 주요 자리에 대한 인선안을 마련했다.이번 인사에서 특히 강금실 장관과 동기인 사시23회 가운데 선두 그룹에 속하는 서울지검 한상대 형사1부장, 조근호 형사2부장 등을 지방 고검에 대거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법무부는 "앞으로 가급적 고검을 거쳐야 검사장 승진 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고검은 한직"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상태에서 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또 처음으로 '전문부장' 제도가 도입돼 서울지검에만 정진섭 서울고검 검사 등 9명이 배치됐다.
외압 논란 등으로 거취에 관심을 모았던 SK수사팀의 경우 박영수 서울지검 2차장이 부산 동부지청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수사팀장인 이인규 형사9부장은 아예 인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부장이 잔류를 희망했다는 후문이다. 또 대북비밀 송금사건의 주임검사를 맡았던 차동언 부부장은 인천지검 조사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현철씨를 구속했던 이훈규 서울고검 검사는 한때 재경지청장 설이 있었으나 제자리를 지켰고, '병풍' 주임검사인 김경수 서울지검 부부장은 한때 '불이익설'이 나돌았으나 요직인 법무부 검찰3과장에 중용됐다. DJ정권에서 '검찰 의 황태자'로 불렸던 박영관 서울지검 특수1부장은 전주지검 차장으로 옮겼으며 김홍걸씨를 구속시킨 차동민 서울지검 특수2부장은 부산고검으로 배치됐다. 대검 중수부 핵심라인에는 안대희 중수부장에 이어 역시 PK 출신인 문효남 수사기획관, 박태규 범죄정보기획관 등이 입성한 것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한편 지난 정권에서 서경원 사건 등 DJ 관련 사건을 맡아 한직을 전전했던 일부 검사들은 이번에도 구제되지 않았으며,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문 검사들도 큰 덕을 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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