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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증권업계 새판짜기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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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증권업계 새판짜기 가속도

입력
2003.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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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투신증권의 해외 매각 양해각서(MOU) 체결로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돼온 부실 투자신탁회사 처리와 증권사간 인수합병(M&A) 등 구조재편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오랜 증시 침체에 따른 영업기반 악화와 SK글로벌 분식회계 파문 및 카드채 문제 등에 따른 펀드(수익증권) 환매 사태 등을 계기로 증권·투신업계 구조조정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 상황이어서 대형화·전문화를 위한 투신사 통폐합·매각과 증권사간 짝짓기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현대·대우증권 주인 찾기

현투증권과 현대투신운용의 매각 이후 시장의 관심은 현대증권과 대우증권의 '새 주인 찾아주기'로 모아진다.

미국 AIG와의 매각협상 결렬 이후 표류해온 현대증권 처리는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개입찰이나 수의계약을 통한 매각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으며, 이미 해외 투자자 1곳이 매입 의사를 전해온 상태다. UBS워버그증권은 최근 "현대증권 분리매각과 관련해 국민은행, 우리금융지주, SK증권 등이 '잠재적'인수 가능 후보로 꼽히며 이 가운데 국민은행으로 인수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매각도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이미 올해 안 매각 방침을 정해둔 상태에서 우리금융지주가 주식 맞교환이 아닌 전액 현금 지불 및 외자유치를 통한 인수를 검토키로 해 이르면 상반기 중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도 높다.

중소 증권·투신사간 합종연횡

증권업계가 대형 종합증권사 3∼5개사 및 특화된 증권사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중소 증권사들의 짝짓기도 빨라지고 있다. 올들어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 부문 강화를 위해 전환증권사 인수를 검토해온 한화증권은 제일투자증권 및 동양오리온투신증권과의 협상을 서두르고 있다. 제일투자증권의 대주주인 CJ는 27일 한화증권 등 국내외 투자가들과 제투증권 지분매각을 위한 접촉을 하고 있다는 점을 시인했다.

또 하나증권과 SK증권 메리츠증권 등도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를 추구하고 있고, 국민은행이 D증권을 인수한다는 소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대투·한투 처리 관건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국투자신탁증권과 대한투자신탁증권의 처리도 업계 구조 재편에서 '태풍의 눈'이다.

그동안 공적자금을 추가 투입하지 않고 자체 구조조정노력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거나 두 회사를 통합하는 방안이 거론됐으나, 새정부 들어 조기 매각쪽으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 하지만 거대 자본금에 2조원 가까운 부실을 안고 있는 이들 전환증권사를 인수하려는 원매자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증권·투신업계가 단순 브로커리지(주식거래 중개)로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된 만큼 금융상품과 리스크관리 중심으로 구조개편이 불가피하다"며 "투자은행(IB)업무 경쟁이 본격화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정리되거나 일정 분야를 특화하는 전략으로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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