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고이즈미는 설득하는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고이즈미는 설득하는데…

입력
2003.03.28 00:00
0 0

"미국은 일본에 대한 공격은 미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명언하고 있는 단 하나의 나라다. 이것이 일본을 공격하려는 어떠한 나라에 대해서도 커다란 억지력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지지를 표명하는 기자회견에서 강조한 대목이다. 여기서 '일본을 공격하려는 어떠한 나라'는 북한을 지칭한다. 고이즈미 총리는 회견에서 이 '북한 위협론'을 거론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9월 그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서명한 '평양선언'이 사실상 사문화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결국 유엔 결의도 없는 미국의 일방적 공격에 대한 지지 표명에는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는 주변의 건의를 받아들여 막판에 북한 위협론을 포함시켰다고 한다. 대신 회견 말미에 "평양선언의 발표는 성과였다"면서 "지금은 정체돼 있지만 앞으로 북한과의 교섭을 진전시켜 나가겠다"고 부연 설명했다.그 후 여론조사에서는 이라크전 반대 여론이 수그러 들었고 내각 지지율도 나빠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이즈미 총리는 요즘 연일 TV로 생중계되는 국회에서 이 문제에 대한 야당의 질문에 시달리며 장시간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그래도 야당과 언론은 '국민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고 물고 늘어진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이라크전 파병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을 설득해 달라는 정치권의 요청에 대해 "전략적 판단의 문제여서 설득이 난감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전략적 판단을 국민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도 대통령의 할 일이 아닌가 싶다. 신윤석 도쿄특파원yssh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