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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2박 2일/영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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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2박 2일/영 월

입력
2003.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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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절의 고장, 영월. 조선의 가장 비극적 군왕인 단종의 체취가 남아있는 곳이다. 역사속에 은둔해 있던 영월이 4년 전 동강댐 건설 논란이 일면서 깊고 아름다운 속살을 세상에 드러냈다. 처연하게 푸른 동강과 서강, 그리고 높은 산과 신비스러운 계곡. 영월행은 이 땅의 역사를 느끼고, 이 땅의 자연에 탄복하는 여행이다.준비

여행지로서 영월의 가장 취약한 점은 숙박이다. 영월읍과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 서강을 끼고 있는 주천면에 장급 여관 정도만 있다. 영월군청의 관광안내 사이트(gun.yeongwol.gangwon.kr)에서 숙박업소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청령포, 동강 등 알려진 여행지에서는 민박을 친다. 금요일에는 빈방이 많다. 역사와 자연을 함께 느끼는 나들이를 위해 아이들의 필기도구를 꼭 챙기고 장시간의 트레킹을 위해 신발과 모자 등 등산에 버금가는 장비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가는 길

수도권에서 출발한다면 중부―영동고속도로를 타다가 원주에서 중앙고속도로로 갈아 탄다. 신림IC에서 빠져 88번 지방도로를 따라 주천-서면 등을 지나면 영월로 진입하는 38번 국도와 만난다. 과거에는 험한 길이었지만 배일치터널 등 도로가 많이 직선화했다. 길눈이 어둡다면 중앙고속도로 서제천 IC에서 빠져 제천 시가지를 통과해 38번 국도를 계속 따라가면 영월이다. 정체가 없으면 서울에서 2시간30분이면 닿는다.

주로 고속도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저녁식사를 휴게소에서 해결해야 한다. 영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 분기점 직전에 있는 문막휴게소의 우동이 종류도 다양하고 맛있다. 일찍 출발했다면 영월읍 장릉 옆에 있는 장릉보리밥집(033-374-3986)에 들른다. 각종 나물에 된장을 섞어 보리밥을 비벼먹는다. 너무 늦으면 밥이 없다. 직접 만든 두부도 맛있다. 배추쌈과 함께 나오는 고추가 매우니까 마음을 단단히 먹고 깨물도록.

영월에서

부지런을 떨어야 많이 돌아본다. 일찍 일어나 신발끈을 조인다.

도대체 동강이 뭐길래. 진수를 보려면 어라연으로 가야 한다. 맑은 물과 기암이 어우러진 절경이다. 다리품을 팔아야 한다. 영월역에서 태백시 방향으로 약 500m를 가면 4거리가 나온다. 왼쪽으로 어라연으로 가는 이정표가 있다. 약 3㎞를 가면 거운리이다. 강을 가로지르는 거운교 앞에 주차장이 있다. 차를 세우고 걷는다. 왕복 6㎞. 어라연의 모래밭에 주저앉아 경탄하는 시간까지 3시간이면 충분하다.

어라연을 보고 나서는 역사 나들이를 시작한다. 단종의 무덤인 장릉, 그의 유배지인 청령포, 조선의 방랑문인 김삿갓(김병연)의 묘 등이 일정이다. 조선민화박물관, 묵산박물관 등은 덤이다.

민물고기매운탕으로 저녁 식사를 한다. 동강과 서강에서 잡아올린 민물고기의 맛은 강물처럼 맑다.

오는 길

영월의 서쪽을 훑어 돌아온다. 영월의 출구인 소나기재 꼭대기에 선돌이 있다. 100m 숲길을 걸어 들어가면 발 아래로 커다란 바위가 펼쳐진다. 서강을 배경으로 마치 도끼로 잘라놓은 듯한 바위의 모습이 신비스럽다.

38번 국도―88번 지방도로를 타고 금요일 밤 영월로 들어왔던 길을 되짚는다. 영월 책박물관을 들러 약 15㎞를 가면 주천면. 본격적인 서강 여행을 한다. 주천면에서 82번 국도를 따라 2㎞를 가면 왼쪽으로 법흥사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좌회전해 3㎞ 정도 들어가면 요선암이다. 강물에 씻긴 화강암의 군락이다. 반질반질한 바위가 강변에 약 300m 정도 도열해 있다. 요선암 옆의 언덕 위에 요선정이 있다. 정자 옆으로 바위 부처가 강물을 내려다 보고 있다.

사자산 방향으로 10㎞ 더 들어가면 고찰 법흥사를 만난다. 법흥사에는 적멸보궁이 있다. 신라의 자장율사가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다. 법흥사가 있는 사자산은 골이 깊다. 묵직한 산에서 마주하는 부처의 세계. 옷깃이 여며진다.

늦어도 오후 2시 이전에 고속도로에 진입해야 한다. 확·포장공사가 진행중인 영동고속도로 여주, 이천 구간은 상습 정체구역이다. 42번 국도 등으로의 우회도 고려해볼 만 하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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