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콜럼비아와의 A매치 데뷔 무대에서 선보일 '코엘류 축구'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코엘류 감독은 우선 3―4―3을 기본 전형으로 삼았던 거스 히딩크 감독과 달리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불리는 4―2―3―1 포메이션은 4명의 수비라인 위에 수비형 미드필더 2명이 포진하고 중앙에 공격형 미드필더와 양 날개가, 최전방엔 '원톱' 스트라이커가 서는 형태다.투톱과 원톱의 차이는 무엇일까. 딱 짤라 말하긴 곤란하지만 간단히 생각해보자. 천부적 골 감각을 지닌 골게터가 풍부하다면 당연히 투톱을 내세울 수 있다.
물론 골게터가 없어 원톱을 쓴다는 얘기는 아니다. 원톱을 쓰는 주된 이유는 '투톱'의 능력을 지닌 공격수를 최전방 바로 뒤에 내세워 수비에 가담케 하는 한편 미드필드의 공간을 적극 활용, 찬스를 만들어내게 하는 데 있다. 바로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이다. 마라도나와 지네딘 지단, 루이스 피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찬스 메이커인 이들은 결정적일 때 직접 한방을 터뜨려준다. 우리로 치면 안정환 정도가 꼽힌다. 원톱에는 이동국과 최용수 우성용 등이 거론되지만 코엘류는 다양한 실험을 하리라 예상된다.
김태영 홍명보 최진철의 '스리백'도 포백으로 바뀐다. 포백 시스템은 히딩크 감독이 취임 초 여러 차례 시도했다 포기했던 경험이 있어 더욱 주목된다.
코엘류는 2002유럽선수권에서 4―2―3―1 포메이션으로 포르투갈을 4강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한국에서 성공할 지는 두고 봐야 한다. 특히 포르투갈은 당시 원톱인 고메스와 피구, 콘세이상 등 막강 미드필드진을 보유했다. 한일월드컵 때 포르투갈을 이겼다 해서 태극전사들의 기량이 이들 보다 낫다고 말할 순 없다. 반대로 기동력은 앞설 지 모르지만 경기를 읽는 시야 등은 한 두수 아래로 봐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9위 한국은 기동력과 압박이 쉽게 통하는 남미 스타일의 콜럼비아(37위)를 이길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타이틀이 걸린 것도 아닌 만큼 승부보다 코엘류의 실험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히딩크도 '오대영'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는 등 숱한 좌절과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4강 신화의 주인공이 됐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전 축구대표팀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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