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서 신당설이 자꾸 나오는 것은 시기나 정치명분 상으로 어울리지 않는다. 소위 신주류와 동교동계 간 불화관계가 깔려 있고, 당내 세력재편, 내년 총선 등을 염두에 둔 얘기들인 것 같지만 왜 지금 이런 말들을 노골적으로 하고 있는 것인지 동의할 수 없다.신당을 말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노무현 대통령 세력들이다. 이들의 신당론은 개혁, 물갈이, 신진세력 필요성 등을 내세우고 있고, 일부인사는 분권형 대통령제의 개헌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지구당 위원장제 폐지 등 당 개혁을 추진하던 신주류가 당내 반발세력을 향해 불만을 제기하는 것으로 일견 이해할 수도 있지만 이것 만은 아닌 징후도 강하게 느껴진다.
정치가 바뀌고, 당도 변해야 한다는 주장들은 물론 맞다. 새 정권의 출발에는 정치·정당 개혁의 당위성이 담겨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 두 번의 노력으로 성과가 여의치 않다고 신당이니, 정계개편이니 하는 발상으로 내달린다면 그 것이 바로 구태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꼴이다. 지금 민주당이 이 상태로 총선을 치를 수는 없다. 정권운용과 선거승리를 위해 여러 궁리도 필요하다. 이 점은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함부로 신당이고 정계개편이어야 하는가. 정치편의와 정치산술이 너무 지나치다.
권력투쟁이든 토론투쟁이든 우선 당이 스스로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는 쪽이 국민들에게는 더 호소력이 있다. 작금의 신당론에는 개혁을 위한 충정과 고민보다는 자기들끼리만 모이는 새 판에 대한 집착이 더 진해 보인다. 배타적인 자기독선이나 스스로 힘의 맛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집권실세들은 자문해 보기 바란다. 지금 집권당에서는 인위적 정치개조의 고성이 아니라 민생과 경제, 전쟁시국에 대한 토론과 대책의 소리가 나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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