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연합군과 이라크 공화국 수비대간의 바그다드 일전에서 모래폭풍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바그다드에는 25일(현지시간)부터 이라크 사람들조차 '사상 최악'이라고 말하는 강한 모래폭풍이 불고 있다. 특히 25일 오후 5시16분께부터 1시간30분간 시속 110㎞의 모래폭풍이 몰아쳐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였고 바그다드 전역이 시계 제로의 암흑으로 변했다. 바그다드에서 평생을 살아온 한 노인은 "이런 모래폭풍은 평생에 처음 본다"며 "알라가 바그다드를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래폭풍으로 연합군의 바그다드 진격은 완전히 멈춰 섰다.
가장 타격이 큰 것이 헬기. 바그다드를 향해 북동진 중인 제101공중강습사단은 거센 모래폭풍으로 헬기의 지원이 중단돼 한걸음을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사단의 기상장교는 "말세에나 볼 수 있는 풍경"이라며 "인근 부대가 모두 제자리에 주저앉았다"고 말했다. 미군 발표에 따르면 25일 미군 헬기 2대가 실종된 것도 모래폭풍 속에 이뤄진 무리한 출동 때문이다.
카타르 공군기지와 걸프 해역 항공모함에서의 전투기 이륙도 25일 이후 멈춰버렸다. 연합군 관계자는 "모래폭풍이 높은 상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아 폭격기의 공격은 예전과 다름없이 이뤄지지만 전투기의 저공 공격은 헬기 공격과 마찬가지로 곤경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연합군 기상당국에 따르면 모래폭풍은 26일 절정을 맞은 뒤 27일 오후까지 계속된다. 이때까지 제아무리 최첨단을 자랑하는 연합군의 장비도 맥을 출 수 없다.
폭풍이 걷힌 후에도 사막의 지형 변화로 연합군은 길을 잃거나 폭격지점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은호기자 leeunho@hk.co.kr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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