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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메이커]JYP 엔터테인먼트 대표 박 진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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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메이커]JYP 엔터테인먼트 대표 박 진 영

입력
2003.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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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가을 파격적인 의상에 흑인풍 짙은 율동과 섹시 이미지를 앞세워 혜성처럼 등장한 박진영. 방금 뉴욕 뒷골목에서 날아 온듯한 이 신인의 '날 떠나지마' 가 담긴 첫 앨범은 명문대생(당시 연세대 지질학과 3년)이라는 프레미엄이 더해져 30만장이 넘게 팔렸다.그리고 8년여. 6집 앨범까지 발표한 31세의 그는 이제 인기가수를 넘어 신인을 발굴하고, 작사·작곡과 음반 제작으로 스타를 키우고, 음악산업의 흐름까지 바꾸는 가요계의 새로운 파워로 자리를 구축했다. 데뷔 때부터 자작곡들을 들고 나올 만큼 돋보이는 천재성으로 방송사 가요순위 프로에서 1위에 올린 곡만도 21개. 그동안 가창력이 뛰어난 '진주'와 12세의 쌍둥이 춤꾼 '량현량하'를 발굴했고 'god' '박지윤' '비' '별'을 톱가수로 만들었다.

그가 세운 음반기획 및 매니지먼트회사 'JYP 엔터테인먼트'가 한 달에 여섯번 서울과 지방을 순회하며 개최하는 오디션에는 1년에 2,000명 정도가 몰려 노래 춤 랩의 테스트를 받고 있다.

최고 인기그룹 god의 '김태우', 최근 남녀 신인스타로 떠오른 '비'와 '별', 1집 음반을 낸 남성 4인조 '노을' 이 모두 이 오디션을 거쳐 박진영 사단에 들어 온 가수들이다.

그는 성공을 보장한다. 일단 대중성 뛰어난 곡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박지윤'이 계약금 10억원 제의설이 떠돌만큼 치열한 기획사들의 손길을 마다하고 박진영사단으로 옮긴 게 이를 증명한다. god는 1집부터 5집까지 '어머님께' '거짓말' '촛불하나' '길' '편지' 등 박진영의 곡을 받아 5년째 최고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박진영 손을 거친 가수들은 노래와 창법, 춤이 모두 비슷해 금방 표가 난다고 꼬집는다. 그러나 본인은 오히려 '박진영류'라는 나만의 스타일을 갖고 싶다는 꿈이 이루어진 것 아닌가라고 반가워 하며 "문제는 음악적 발전이 부족했다는 것인데 음악을 보다 자유롭게 할 시스템을 갖추는데 주력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이제는 음악에 전념할 여건을 마련했다. 올해는 내게 가장 행복한 해가 될 것이다. 기대를 갖고 보아 달라"고 말한다.

그에게 행복과 자유를 가져 다 준 시스템은 강남구 청담동 JYP 5층 사옥에 모두 들어있다. 춤연습실 3개와 음악작업실 2개, 노래연습실 2개, 녹음실 2개, 사무실 그리고 숙소로 사용하는 방 6개. 음반제작이 확정된 가수만 들어가는 4,5층 숙소에는 비 별 노을이 기거 중이고 지하 1층에서는 21명의 신인이 맹훈련하며 위층 숙소에 올라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나쁜 남자' '안녕이란 말 대신' '악수'등을 발표해 신인상을 휩쓴 '비'는 아파트를 구입해 곧 가족과 합류한다. 사무실에는 신인개발팀, 음악팀, 홍보팀, 마케팅팀, 컨텐츠팀에 소속된 32명의 직원이 있다. 박진영은 여기서 한달에 이틀의 쉬는 날을 빼고는 오후 3시부터 새벽 2시까지 음악을 만들고 노래와 춤을 지도한다. 자신과 방치혁을 포함해 4명의 프로듀서가 있는 음악팀은 회사의 큰 자랑거리이다. "남의 음반사에서는 내 뜻대로 일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회사를 설립해 건물과 장비를 사고, 각 부문에 필요한 전문가들을 스카우트 하고, 운영의 틀을 다지는데 2년을 쏟아 부었다. 이제는 내가 빠져도 문제없이 돌아갈 정도로 자리 잡았으니 음악만 할 것이다."

이 시스템을 갖추는데는 40억원이 넘게 들었다. 절반은 '다음 커뮤니케이션'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절반은 본인이 댔다. 박진영은 지금까지 이 자유의 공간을 갖기 위해 열심히 돈을 벌었으나 이제는 돈에 욕심이 없음을 강조한다. "집(청담동 59평 아파트)과 차가 있고 아이는 안 갖기로 했으니 큰 돈이 필요없다. 아내도 내 돈에는 관심이 없다. 자기 사업하겠다고 꽃집을 내는데 밑천을 조금 빌려 주었을 뿐이다."

그는 3년전 결혼한 동갑내기 아내와의 관계에 대해 항상 애인 같은 사이라고 말한다. "아이가 없고 식사도 모두 밖에서 하니 서로 짐이 될 것이 없고 결혼 후 한번도 싸운 기억이 없다"고 한다.

또 하나 돈에 자유로울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명예가 얼마나 좋은 건지 일찌감치 맛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내가 월급 600만원 외에는 한푼도 안 가져 간다는 걸 직원들은 모두 알고 있다. 욕심을 안 내니 사람들도 내 곁을 안 떠난다. 신인개발팀장은 고등학교 2학년때 짝이고, 음악팀장은 데뷔 때부터 친구, 공연팀장은 첫 음반 '날 떠나지마'를 낼 때 매니저였다. 좋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힘과 용기가 난다. 이게 우리 회사의 경쟁력이다." 회사는 작년에 5억원의 순익을 내고 올해는 30억원 가까이 벌 것 같은데 앞으로 직원들에게 더 잘해주고 싶다고 한다.

음악을 하는 이유는 단지 남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란다. "혼자 있으면 고통스럽고, 마음에 무엇이든 혼자 담고 있으면 불안하다. 음악도 내가 아무리 좋더라도 남들이 아니라고 하면 버린다. 모든 걸 남과 나누고 싶다."

가수가 되는 것은 꿈도 꾸어보지 않았던 일이다. 우연히 디스코홀에서 김건모 매니저의 눈에 띄어 '핑계'를 부를 때 1년간 백댄서를 하고, 김건모의 음악을 만드는 김형석이 좋아 그의 집에 '진드기'처럼 붙어살다 보니 신기한 작업과정에 빠져 작곡을 공부하게 되었다. 그리고 곡을 만들고 나니까 남 주기 아까워 직접 노래를 했다. 당시 '가요톱텐' 20위가 목표였는데 예상치 못하게 떴다. 지금 본인이 생각해도 '날 떠나지마'는 그저 괜찮다고 할 정도의 곡일 뿐이고 명문대생이라는 점과 춤 덕을 확실히 보았다.

가장 애착을 느끼는 곡은 엄정화가 부른 '초대'. 곡을 부탁받고는 며칠동안 엄정화만 머릿속에 넣고 다니던 중 차속에서 '마치 낚시에 고기가 물리듯' 덜커덕 감이 와 10분만에 작사 작곡을 마쳤다. 그 이상 걸려 만든 곡은 히트가 안 된다고 한다.

"가슴속에 있는 것이 그대로 튀어 나와야 하는데 특히 섹시한 곡들이 이렇듯 자연스럽게 만들어 진다"며 웃는다. 박지윤의 '성인식'과 자신이 직접 부른 '난 여자가 있는데'도 이렇게 만들어졌다. 그는 노래속의 성적표현이 계속 선정성 논란을 일으키는데 대해 " 나는 '길' '촛불 하나' 같이 계몽적인 노래로도 200만장을 팔았다. 하지만 박지윤의 '성인식'이나 '할 줄 알어?'도 똑같이 인간의 감정을 표현한 것일 뿐이다. '촛불 하나'가 절망에서 희망을 찾아 일어나는 내용이라면 '할 줄 알어?'는 장난기 섞인 섹시코드의 노래이다. 때로 엄숙하고 싶고, 때로는 짓궂고 싶어 지듯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하는 게 인간의 감정인데 이것들을 자연스럽게 노래한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최근 '노을'은 모바일을 통한 이색 데뷔를 했다. SK텔레콤이 개발한 휴대폰 동영상 컨텐츠 서비스 '준(june)'의 TV광고를 통해 '노을'의 런칭을 홍보하고 '준'으로 노래를 서비스한다. 소비자에게 상품을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다.

박진영은 신인들에게 비 별 노을이라는 예쁜 한글이름을 붙여 관심을 끌었다. 여성 솔로인 '별'은 지난 연말 '12월 32일'이라는 독특한 제목의 노래로 정상에 올랐고 '붙잡고도'로 데뷔한 '노을'도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4명 전원이 솔로를 해도 될 정도로 노래를 잘 하는 그룹은 처음이다. god의 노래가 힙합요소가 섞인데 반해 이들은 정통 발라드를 할 것이다.

박진영은 자신이 가수 복이 있는 것 같다고 좋아 한다. "인기가 올라가도 모두 겸손하고 성실하다. god가 안 변하니까 비도 그렇다. 이게 우리 회사의 풍토가 됐다."

그는 가수가 꼭 노래를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한다. 5월말에 선보일 남성 2인조는 춤과 랩 위주로 즐거움을 줄 것이다. 이제는 '해'나 '달' '구름'이 나올 법한데 이름은 공모할 예정이라고 한다.

유석근 편집위원 sky@hk.co.kr

● 프로필

▲ 72년 서울 태생

▲ 96년 연세대 지질학과 졸

▲ 현 JYP 엔터테인먼트 대표 겸 프로듀서

▲ 94년 '날 떠나지 마'로 데뷔

▲ 95년∼현재 '청혼가' '그녀는 예뻤다' 'HONEY' 'SWING BABY' '난 여자가 있는데' 등 6 집 앨범까지 제작

▲ god 박지윤 비 별 노을 등 가수의 작사 작곡 및 음반 프로듀서

▲ 2000년 앨범판매 1위( 총 360만장)

▲ 2002년 월드컵 공식 주제가 제작

▲ 2000, 2002년 최우수프로듀서상 수상(SBS가요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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