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와 유아만을 위한 고급 제품들이 속속 선보이면서 관련 시장 규모도 급신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출산율 저하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200만원짜리 로봇, 100만원짜리 파티복, 은 젖병 등 초고가품이 불티나게 팔리는가 하면 '앙드레김 키즈' '샤리템플'등 귀족 브랜드가 붐을 이루는 '이상(異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소위 '듀크(DEWK:Dual Employed With Kids)족'의 등장과 명품 소비에 대한 욕구, 업체들의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1∼2명의 자녀를 둔 맞벌이 봉급생활자 부부를 뜻하는 듀크족은 안정된 수입과 높은 교육열, 그리고 적극적인 정치참여 의식을 가진 계층을 뜻한다. 통계청과 관련 업계는 국내 듀크족이 2001년 현재 300여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제력은 있지만 가정을 돌 볼 시간이 부족한 이들은 대신 자녀에게 금전적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고가 마케팅은 육아·의류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국내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김은 어린이 옷 전문 브랜드 '앙드레김 키즈'를 7월에 출시키로 했다. 4∼13세를 겨냥한 이 제품은 화려하고 고급스런 디자인의 귀족 브랜드다. 아동복 전문 메이커 '아가방'도 최고 50만원에 달하는 '아가방 에뜨와'를 지난해 내놓았으며, 보령메디앙스의 '은 젖병'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서울 청담동의 어린이 전용 헤어샵 '키즈봉봉'의 이용료는 1만5,000∼10만원에 달한다.
백화점 아동용품 판매코너엔 '샤리템플' '오일릴리 키즈' '겐조 정글' '플로리안' 등 외국 명품 브랜드가 즐비하며, 청담동·압구정동 일대에서는 외산 수입매장이 최근 부쩍 늘었다. 위즈위드, 베베하우스 등 수입 제품을 파는 인터넷 쇼핑몰도 성업중이다. 할인매장과 홈쇼핑업체들도 '프리미엄 샵' '육아용품 판매전' 등으로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파티식 돌잔치 상품, 영재교육 상품 등도 인기가 높다.
그러나 값이 비싸거나 고급 브랜드라고 해서 품질과 기능면에서 반드시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아이들에게 건전하고 합리적인 소비습관이 몸에 배도록 주부들 스스로 품질과 기능을 따져 제품을 구매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 소비자단체의 지적이다.
/송강섭기자 speci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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