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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戰後 경제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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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戰後 경제 어둡다

입력
2003.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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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으로 인해 정보통신(IT) 등 첨단업종에 비해 자동차 섬유 유통 등 전통 산업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또 전쟁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든 한국 경제의 미래를 낙관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왔다.삼성경제연구소는 26일 '이라크전 발발과 업종별 동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업종별로 석유화학 합섬 자동차 등은 원가와 유지비 상승 때문에, 섬유 유통 가전 등은 소비심리 냉각 때문에 각각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업종별 전망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을 것으로 꼽힌 업종은 섬유와 유통. 섬유는 소비심리 위축에 이어 중동과 미주지역으로의 수출 감소로 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유통도 저가의 대체 상품이나 에너지 절약상품이 인기를 끄는 등 전반적인 위축 속에 매장별로 매출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는 내수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2분기 이후 수출이 소폭 회복되고, 석유화학은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 한국제품의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업계 채산성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은 정보통신업도 내수의 경우 PC와 휴대폰 보급률이 포화 상태인데다 수출도 휴대폰 등 주력 품목의 경쟁이 치열해 높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반도체 역시 마이크론, 인피니온, 하이닉스 등이 올 1분기에도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는 등 상당수 업체가 수익성 악화에 따라 적자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경제에 드리운 먹구름

전쟁이 조기 종결되더라도 반미감정 확산과 미국에 대한 이슬람권의 테러 위협 등 불안요인이 다수 남아 있어 걸프전 때처럼 달러화 강세나 주가 급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삼성경제연구소의 전망. 특히 전쟁이 장기화하면 국제유가 급등으로 기업수익 악화와 민간소비 위축이 우려되며 전쟁비용 급증으로 미국경제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 세계경제의 동반침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는 특히 전쟁이 어떤 식으로 진행 되든 북한 핵문제 등 한반도를 둘러싼 불안요소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한국경제의 미래를 낙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태윤 수석연구원은 "수요진작과 재정의 조기집행을 통해 실물경기 위축을 억제하고 세제·금융지원으로 기업의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 단기·장기전 기준은

이라크전이 발발한지 27일로 만 8일째. 개전 3∼4일째만 해도 단기전이 확실시되면서 유가가 내리고 주가가 올랐지만, 요 며칠새 장기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가 등이 개전초와 반대로 가고 있다.

향후 한국경제의 전망을 판가름할 '단기전'과 '장기전'의 기준은 무엇일까. 당초 단기·장기의 기준을 처음 제시한 곳은 미국 국제전략연구소(CSIS). CSIS는 1991년 걸프전(43일·6주 소요)과 미국의 석유비축물량(90일분 비축)을 기준으로 4∼6주면 단기전, 6∼12주면 중기전, 3∼6개월이면 장기전으로 구분했다.

그러나 국제금융센터 박봉영 연구위원은 "개전초 미국이 기선을 제압하면서, 시장에서는 단기전의 기준이 4∼6주에서 1개월로, 장기전은 2∼3개월 이상으로 단축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시기구분은 어차피 편의적인 것일 뿐. LG경제연구원 이지평 연구위원은 "쿠웨이트 등 중동지역 유전이 거의 파괴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쟁이 1개월을 넘는다고 해서 유가가 폭등할 가능성이 낮으며, 극단적으로 6개월이상 장기전이 되더라도 40달러를 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후세인 축출까지 얼마가 걸리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의 확전여부, 유전파괴 여부, 이에 따른 유가동향 등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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