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전문 채널 YTN이 이라크전 개전 소식을 국내 방송사 가운데 가장 먼저 보도하는 등 속보 경쟁에서 여러 차례 지상파 방송에 앞서 눈길을 끌고 있다.YTN은 24시간 뉴스전문 채널이어서 이라크전 관련 뉴스를 발 빠르게 전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도 개전 직후 특보체제에 들어가 뉴스 시간을 늘리고 정규 방송 중에도 수시로 자막 뉴스와 특보를 내보내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YTN의 활약은 눈길을 끈다. 지상파 3사에 비해 인력과 장비 면에서 크게 뒤져 있는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YTN은 20일 오전 10시34분(한국시간)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개시 소식을 국내 타 방송사는 물론, CNN보다도 20초 앞서 보도한 데 이어 21일 미 헬기 추락사고로 미·영 연합군에 첫 희생자가 나온 사실도 가장 먼저 알렸다.
독자적 취재 시스템이 취약한 국내 방송사의 전황 보도는 대규모 취재진을 이라크와 주변국에 파견한 AP AFP 등 통신사와 APTN 로이터TV CNN 등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그나마 지상파 3사는 취재기자와 카메라기자, PD 등 10∼30명의 취재진을 파견해 어느 정도 독자 취재망을 갖춘 반면, YTN은 재정상의 이유로 쿠웨이트에 기자 1명을 파견한 데 그쳤다. YTN은 그 대신 세계 각국 언론의 보도를 적극 활용해 속보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전략을 택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YTN의 최대 강점은 긴급 자막 처리 시스템. 통신사별로 모니터 전담 기자를 두고 주요 뉴스가 뜨면 통상 거치는 기자작성 절차를 생략한 채 바로 유선으로 자막처리 담당자에게 연결, 몇 초 안에 자막을 띄우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개전 이후 내보낸 긴급 자막이 200여 건에 달한다.
중국 신화(新華)통신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도 큰 특징이다. 이라크와 주변국에 상당 규모의 취재진을 파견한 신화통신은 특히 아랍권 방송과 통신을 인용해 현지 상황을 빠르고 충실하게 전하고 있다. 국제부 이종국 기자는 "20일 공격 개시에 앞서 바그다드에 공습경보가 발령된 것을 발 빠르게 전할 수 있었던 것도 신화통신의 보도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시청률이 급상승했다.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YTN의 케이블TV 시청점유율은 20일 평균 19.32%로 OCN 투니버스 등 인기 채널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고 24일까지 평균 점유율 17.29%로 닷새 연속 1위를 지켰다. 특히 이라크 움카스르 지역 교전 상황을 생방송한 23일 오후 4시를 전후해서는 지상파를 포함한 전체 TV 시청률 집계에서 3.84%를 차지, 지상파(MBC 4.72%, KBS1 2.56%)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흥규 홍보팀장은 "9·11 테러 때의 케이블TV 시청점유율 6일 연속 1위 기록을 이번에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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