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느낌표" 선정도서 꼬리문 "물음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느낌표" 선정도서 꼬리문 "물음표"

입력
2003.03.26 00:00
0 0

독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MBC TV '! 느낌표'의 3월 선정도서 '톨스토이 단편선'(박형규 역, 인디북 발행)이 선정 경위 논란과 삽화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인디북의 '톨스토이 단편선'은 느낌표 선정 이전에 톨스토이 단편 중 대표작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제목으로 나왔던 것인데, 같은 제목의 책이 30여 종이나 있어 제목을 바꾸었다. 당연히 이 많은 책 가운데 왜 인디북의 책이 선정됐느냐는 의문이 일었다. 이어인디북의 책이 '책만드는집'에서 펴낸 '톨스토이 단편선'의 삽화를 표절했다는 시비도 불거져 나왔다.

'책만드는집'의 '톨스토이…' 삽화를 그린 성혜영씨는 "내가 그린 20여 컷과 비슷한 삽화가 인디북 '톨스토이…'에 실린 것을 발견하고 문제를 제기, 그림을 다시 그리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디북의 손상목 대표는 "느낌이 비슷하다고 해서 표절로 보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재판을 찍을 때 몇 컷은 바꾸겠지만 저쪽에서 문제삼은 모든 컷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느낌표 책 선정을 주관하는 시민단체 '책 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의 서해성 사무차장은 "선정 과정에서 입수한 동종 책 가운데 러시아 원서를 옮긴 것은 인디북의 것이 유일했기 때문에 번역을 보고 고른 것이지 출판사를 보고 고른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톨스토이 단편선의 러시아 원서 번역본은 2종 뿐이다. 인디북 외에 10여 년 전에 나온 을지출판사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이철 역)가 있으나 지금은 구할 수 없다.

그는 "느낌표의 책 선정은 '책읽는…'이 위촉한 비평가 작가 교수 등 26명이 1차로 5종을 추천하고, 비공개 선정위원 5명이 투표로 최종 1종을 선정한다. '느낌표' 제작진은 선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으며 따라서 공정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만 삽화를 꼼꼼히 비교검토하지 못한 것은 불찰"이라며 "명백한 표절로 확인될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할지 자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논란은 '느낌표'의 부작용과 출판계의 일그러진 얼굴을 다시 드러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인디북의 책이 선정되자 몇몇 출판사들은 '톨스토이 단편선'으로 제목을 바꿔 책을 새로 찍었고 표지 이미지까지 인디북의 단편선과 비슷하게 만들어서 내 놓았다. 심지어 책 표지 하단에 '이 달의 선정 도서'라고 박은 것까지 있다. '베스트셀러 제조기'가 된 '느낌표'의 위력에 편승한, 이런 식의 '따라 하기' 톨스토이 단편선이 5종에 이른다. 삽화 표절 의혹을 제기한 '책만드는집'의 '톨스토이…'도 본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1, 2권으로 나와 11쇄까지 찍었으나 최근 한 권으로 합쳐서 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