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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名水] 청송 달기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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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名水] 청송 달기약수

입력
2003.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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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송군에는 멋진 산이 있다. 육중한 바위 봉우리가 압권인 주왕산이다. 특히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나 있는 아름다운 등산길은 사시사철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이제 산 아래에는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고, 4월로 접어들면 연분홍 수달래가 계곡을 가득 덮는다.청송군에는 또 보물 같은 물이 있다. 주왕산 연봉의 골짜기에서 솟는 달기약수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청송읍 부곡리이다. 아예 거대한 약수촌을 이루고 있다.

조선 철종때 금부도사를 지냈던 권성하가 낙향해 이 곳에 자리를 잡고 살았다. 마을 사람들과 수로공사를 하던 중 바위 틈에서 이상한 물길을 발견했다. 한 그릇 떠먹어 보니 트림이 나면서 속이 편안해졌다. 그래서 속 아픈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면서 약수로 불리게 됐다. 이후 인근에 계속 약수탕이 발견되면서 10여개의 탕으로 늘었다.

달기약수는 아무리 가물어도 사계절 물이 마르지 않고,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색깔과 냄새가 없으며, 탄산수로 설탕을 뺀 사이다 맛이다. 염소이온, 아연, 황산이온, 철, 규산 등이 녹아있다. 위장병, 신경통, 만성부인병, 빈혈 등 성인병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달기라는 이름은 원래 이 곳의 행정구역이 청송군 부내면 달기동이었던 것에서 유래한다. 달기란 '달이 뜨는 곳'이란 의미이라고 한다. 다른 해석도 있다. 구멍에서 물이 나오면서 '구구'하며 마치 닭이 우는 소리를 낸다고 해서 달기(닭의)라는 것이다. (경상도에서는 닭을 발음할 때 'ㄱ'보다 'ㄹ'에 힘을 더 준다.)

그래서일까 달기약수는 닭과 인연이 많다. 약수탕의 인근 식당은 거의 닭요리집이다. 약수에 닭을 삶아 백숙과 닭죽을 내놓는다. 아예 '달기백숙'이라는 고유명사가 생겼을 정도이다. 닭과 궁합이 잘 맞고, 약효도 그대로라고 한다.

지난해 태풍 로사가 몰고 온 수해로 청송지역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 달기약수탕도 마찬가지 원탕을 빼고 치명적으로 다쳤다. 다른 곳을 복구하느라 손을 못썼고 바로 겨울 비수기가 닥쳤기 때문에 이제 복구작업에 들어갔다.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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