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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안 처리 연기/與野의총 파병반대 목소리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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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안 처리 연기/與野의총 파병반대 목소리 높아

입력
2003.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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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25일 이라크전 파병 동의안 처리 당론을 놓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선 '권고적 찬성 당론'을 결정했으나 오후 의원총회에선 반대 의견에 밀려 자유투표를 결정하는 등 중심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크로스보팅' 당론은 오후 1시30분부터 2시간여에 걸쳐 열린 의원총회에서 내려졌다. 민주당은 이후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갔지만 이번엔 본회의장 안에서 대기하고 있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민주당의 자유투표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회의장을 빠져나가 본회의는 무산됐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구수회의 끝에 민주당에 "본회의를 연기하자"고 제안했고 민주당도 이를 수용, 결국 파병동의안 처리는 양당 총무 접촉을 통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국회 연설 이후로 미뤄졌다.

이날 민주당 의총에선 발언자 대부분이 파병을 반대하거나 수정안을 제안하는 등 반대 기류가 분위기를 압도했다. 김경재 의원은 공병대를 제외한 의료지원단만 파병토록 하자는 내용의 수정안을 제시한 뒤 "한미동맹관계를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미국에 대해서도 정치적 자주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상천 최고위원도 수정안 지지 입장을 밝힌 뒤 "다만 정부와 상의해 여야가 수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아예 파병 자체에 반대하는 의견도 많았다. 김영환 의원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유엔 정신에 위배되는 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며 "파병동의안의 국회 제출 자체가 명백한 위헌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근태 송영길 의원 등도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앞서 오전의 최고위원회의는 "파병 찬성을 당론으로 하되 반전 여론 등을 감안해 구속적이 아닌 권고적 당론으로 하자"는데 의견을 모았으나 결국 의총에서 뒤집어졌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한나라당은 25일 이라크전 파병 동의안 처리문제를 놓고 두 차례의 의원총회까지 열어 당론 결집을 시도했으나 반전 여론을 의식, 처리연기 쪽으로 가닥을 잡는 등 오락가락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찬성 당론으로 입장을 정리했으나, 오후 1시30분께 열린 첫번째 의총에서 강한 반대 기류에 부닥쳤다. 먼저 이규택 총무가 "국익을 생각해 당론을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찬성 당론을 유도했다.

이에 박세환 박원홍 의원 등도 '이라크전 복구사업 참여' 등 국익을 내세우며 찬성 당론을 주장했으나, 김홍신 김부겸 김영춘 의원 등은 "부도덕한 전쟁을 도우면 역사에 전범으로 기록된다"고 맞서며 자유투표를 요구했다.

당 지도부는 파병 반대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자 권고적 찬성 당론쪽으로 입장을 정리했고, 의원들은 표결을 위해 본회의장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민주당이 의총에서 당초 권고적 찬성에서 자유투표로 입장을 바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본회의장을 빠져 나와 두 번째 의총을 열었다.

의총에서 정형근 안택수 의원 등은 "내달 2일 국회에서 노 대통령의 파병 배경 설명을 듣고 동의안을 처리해도 늦지 않다"며 지도부에게 표결 연기를 건의해 관철시켰다. "여당이 자유투표를 하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압도적 찬성으로 파병안이 통과될 경우 반전 여론의 화살을 몽땅 뒤집어 쓸 수 있다"는 정치적, 현실적 판단도 작용했다.

한나라당은 2차 의총을 마친 뒤 결의문을 발표, "국회 처리 연기 책임은 전적으로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당의 2중적 태도에 있다"고 비판하고 "노 대통령이 TV토론 등을 통해 직접 반전여론 무마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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