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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유리구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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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유리구두 1

입력
2003.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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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알고 보면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는 번역상의 실수로 나온 것이다. 이 동화의 최초 프랑스어판에서 신데렐라는 '털가죽(vair)'으로 된 슬리퍼를 신고 있었을 뿐인데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이 잘못 이해하여 '유리(verre)'로 둔갑한 것이다."― 발터 크래머 등 지음 '상식의 오류사전'에서.

신데렐라는 프랑스의 동화작가 C. 페로의 '상드리용(Cendrillon)'을 번역한 것으로 신데렐라(상드리용·'재를 뒤집어 쓰다'라는 뜻)는 항상 부엌 아궁이 앞에 앉아 일을 한다고 하여 지은 이름이다. 이 형편없는 몰골의 소녀가 선녀의 도움으로 공주로 변신하는데 구두가 좀 이상하다는 느낌은 예전부터 가져왔다. 유리구두는 무도회는 물론이고― 안 가봐서 그러는 게 아니라―유리가게에서도 보기가 힘든 구두니까. 그런데 월트 디즈니의 만화영화에 나오는 신데렐라가 유리구두를 신고 있다가 잃어버림으로써 오역이 작품 속에서의 현실이 되고 말았다.

콩쥐팥쥐의 콩쥐가 신은 신은 꽃신이었는데 이 신을 꽃으로 만든 신이라고, 나막신으로 바꾸라고 시비를 걸 사람은 없겠지. 이래서 우리 이야기가 좋은 것.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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