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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띄우는 편지

입력
2003.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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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질병은 고통스럽습니다. 물론당사자들이 겪는아픔이 가장 크겠죠. 그러나 주변도 결코 편하지 않습니다.가장 큰 돌을 맞는 분야 중 하나를 꼽으라면 여행업입니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과 중국 동남아 지역의 괴질때문에 해외여행을 준비했던 많은 사람들이 예약을 취소하고 있습니다. 전쟁과 질병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지만 여행업계는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덕을 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제주도입니다. 때는 마침 결혼철, 외국의 신혼여행을 마음먹었던 많은 커플들이 외국행을 포기합니다. 그렇다고 신혼여행때문에 결혼일정을 미룰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제주도를 선택합니다.

속이 많이 상할 것입니다. 푸른 열대의 해변에서 멋을 내려고 마련한 새 수영복과 넓은 차양의 모자, 예쁜 색깔의 슬리퍼...

모두 가방에서 꺼내고 짐을 다시 싸야합니다. 새로운 여행지의 프로그램을 짜는 수고도 만만치 않습니다. 짜증이 납니다.

마음을 빨리 비워야겠죠. 계속 미련을 가진다면 신호여행을 망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주도면 어때'라고 생각을 바꾸면 잊을 수 없는 여행이 될 것입니다.

사실 제주도는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닙니다.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경관이 많습니다. 지금이 제주도가 가장 아름다울 때입니다. 유채꽃이 섬의 주위를 온통 노랗게 물들였고, 왕벚꽃이 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습니다. 화려한 나들이를 보장힙니다.

신혼여행은 추억 만들기입니다. 그런데 멀리만 가는 여행은 나중에 다시 찾아 추억 다지기를 하기 어렵습니다. 평생 딱 한두번이 대부분입니다.

10여년 전, 설악산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요즘도 아내와의 신경이 날카로와지면, 태우고 갑니다. 신혼 때의 숙소에서 잠을 자고, 맛있는 기억이 남아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함께 했던 산길과 바닷가를 걷습니다. 긴장이 스르르 풀립니다.

제주도에서 신혼을 보낸 커플은 얼마든지 추억 다지기를 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딱 1시간밖에 안 걸리는 가까운 우리 땅이니까요.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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