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황에 따라 증시가 요동치면서 투자자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미국의 이라크 공격 이후 '전쟁 랠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크게 올랐던 증시는 이라크군의 거센 반격으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투자자들은 개전 이후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과 장기전으로 전쟁 랠리가 실종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겹쳐 매도·매수타이밍을 찾지 못하고 있다.
25일 증시에서는 미국과 영국 연합군의 공세에 맞서 이라크군이 거세게 저항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고, 대부분의 전쟁 수혜주들은 주가가 하락했다. 유가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항공, 해운, 유화업종은 물론이고 전후 복구 수혜주로 꼽혀 상승세를 탔던 건설주마저 폭락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9.91%와 6.99% 급락했으며 한진해운은 4.73%, LG석유화학은 4.46% 떨어졌다. 이라크전쟁 발발 이후 무려 60% 이상 주가가 올랐던 현대건설도 10.49% 추락했다.
이처럼 증시가 전황에 따라 춤을 추자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전황이 곧 시황이라는 공감대 속에 단기전으로 끝나 전쟁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과 경기, 북핵변수가 걸림돌이 돼 추가상승이 불투명하다는 비관론이 맞서고 있다.
삼성·메리츠·동부·교보증권 등은 이라크전쟁이 단기전으로 마무리될 경우 종합주가지수가 600∼700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대우·현대증권 등은 이라크전외에 여러가지 변수가 남아있어 추가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 봤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전쟁이 장기전으로 확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지속적인 랠리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라크군이 유전을 파괴할 경우 유가급등의 부담까지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다보니 투자자들로서는 종목 선택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변수가 많은 때일수록 무조건 따라가는 '묻지마 투자'보다는 선별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화증권 이창호 연구원은 "무턱대고 전쟁 이후에 장기 상승랠리를 기대하기 보다는 유가하락과 달러화 안정 등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해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에 선별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단기전으로 끝나 유가가 하락할 경우 단기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운송, 전력, 건설주 등에 제한적인 수혜가 예상된다"고 조언했다.
LG투자증권 전현식 연구원은 "전후 복구 수혜주로 꼽히는 건설주도 업체별로 영업실적이 차별화하고 있으므로 선별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 연구원은 "풍부한 공사물량 확보 여부, 원가관리 효율성, 공사 수행능력, 브랜드 인지도, 풍부한 현금 확보여부 등 실적, 재무구조와 주주중시 경영 등이 중요한 판단기준"이라며 대림·LG·계룡건설과 태영 등을 꼽았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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