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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가수 정말로 새앨범 "벚꽃 지다" 내달 발표/ 가슴 적시는 노랫말 영혼 깨우는 목소리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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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가수 정말로 새앨범 "벚꽃 지다" 내달 발표/ 가슴 적시는 노랫말 영혼 깨우는 목소리의 초대

입력
2003.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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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선율에 한국적 서정을 담았어요."1997년 미 버클리 음대에 유학생이던 말로(31·본명 정수월)가 대학로에 등장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한국의 엘라 피츠제럴드', '스캣싱잉(의미 없는 음절을 이어 흥얼거리는 창법)의 천재'라고 절찬했다. 그런데도 그는 대학로의 '천년동안도', 이태원의 '올댓재즈' 등 재즈클럽 무대에 설 뿐 조용히 실력을 다지는데 공들여 왔다. 그 덕분에 박성연(1세대) 임희숙, 윤희정(2세대)의 뒤를 잇는 3세대 대표 재즈 가수라는 입지도 굳혔다.

그가 4월1일 새 앨범 '벚꽃 지다'를 발표한다. 노래는 물론 전곡의 작곡, 편곡, 프로듀싱까지 1인 4역을 해냈다. "재즈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 재즈와 가요를 접목한 '크로스 오버'라고 보면 됩니다. 어떻게 하면 한국적이고도 대중적인 재즈를 연주할 수 있을지가 늘 숙제이거든요."

이번 앨범에는 그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리의 전통적 서정을 재즈라는 그릇에 담아 '한국적 재즈'를 시도했다. 소재 역시 '꽃잎 날리네 햇살 속으로/ 한세상 지네 슬픔 날리네/ 눈부신 날들 가네'(벚꽃 지다)처럼 쳇바퀴 돌 듯 똑같은 일상 속에서, 흐드러진 벚꽃 지는 어느 봄날 불현듯 깨달아 버린 '인생의 덧없음'이기도 하고 '어머니 우시네 봄날 비오듯/ 어머니 우시네 꽃잎 지는데/ 어머니 우시네 고요한 세상 세월 저무네'(어머니 우시네)처럼 자식을 위해 속의 것까지 모조리 꺼내 희생하신 '우리들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신기하게도, 청승맞을 정도로 순수한 한국적 정서는 재즈의 선율과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진다. 수록곡의 색깔은 다양하다. 보사노바풍의 타이틀곡 '벚꽃 지다'를 비롯해 블루스('어머니 우시네'), 발라드('사랑, 닿을 수 없는'), 펑키('저 바람은')까지 두루 망라했다.

이번이 첫 앨범은 아니다. 귀국하자마자 발표한 1집에 이어 98년 오아시스 레코드에서 2집을 녹음했으나 '대중성이 없다'는 이유로 발매조차 되지 못했다. "어린 나이에 우여곡절 많이 겪었죠. 그래서 제 목소리에서 '한스러움'이 나오는 거라니까요."

예명으로 쓰고 있는 말로는 그의 아명. 두 언니에 이어 셋째 역시 딸이 태어나자 아버지가 "이젠 '정말로' 못 참겠다"라는 의미에서 그를 '말로'라고 불렀다. 앨범에는 덤으로 아기자기한 재미가 담겨 있다. 하모니카 연주가 그것. 시각장애인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30)은 '벚꽃 지다' '1994 섬진강' '아이야 나도 한때는' 등에서 영혼을 흔드는 영롱한 하모니카 소리를 선사한다. 재즈식으로 리메이크해 부른 '봄날은 간다'와 동요 '엄마야 누나야'를 감상하는 것도 즐겁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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