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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宋대변인 교체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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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宋대변인 교체 안해"

입력
2003.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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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워치콘(대북 정보감시태세) 격상' 발표로 물의를 빚은 송경희(宋敬熙) 대변인에게 경고 조치를 내린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문희상(文喜相)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히고 "대통령이나 나는 대변인이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당장 교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와 관련, 노 대통령은 또 최근 잇달아 실수를 빚고 있는 공보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향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실장은 "대통령의 지시대로 했으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며 송 대변인을 강하게 질책한 뒤 "브리핑제도 본래의 취지대로 다시 한번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해성(李海成) 홍보수석은 "오전의 수석·보좌관 회의가 끝난 직후 브리핑을 하다보니 대변인의 실수가 나오는 것 같다"며 "내실 있는 브리핑을 위해 현재 오전 오후 두 차례의 브리핑을 오후 2시 한 차례 하는 것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폐쇄적 취재시스템 하에 대변인에게만 의존하는 현 공보체계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은 채 언론의 이해만 구하는 태도로 일관, 비난을 사고 있다. 문 실장은 "원죄는 우리에게 있지만 기자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려다 난 사고"라고 해석하면서 "결혼 한달 만에 애를 낳으라는 말이냐"며 오히려 언론의 성급함을 지적했다.

이 수석도 "과거 정권의 박지원(朴智元) 공보수석은 대통령 순방 일정이나 개각 때에만 공식 브리핑을 했지, 지금 대변인 만큼 하지 않았다"고 항변하면서 "피차 새 제도에 적응할 기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청와대 직원에 대한 '기자접촉 금지 지침'에 대해서도 "근무중 접촉하지 말라는 것이지 일과 후에는 업무상 비밀을 누설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실확인은 가능하다"고 피해갔다.

그런데도 송 대변인은 이날도 민감한 외교사안에 관해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말을 해 이번에는 외교부로부터 눈총을 받았다. 송 대변인은 '한국이 원하면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는 미국 국방부 관리의 발언에 대해 "(그런 것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미국측에 책임 없는 발언과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물밑에서 있은 협조요청을 그런 식으로 발표하면 공식적인 항의처럼 들릴 수 있다"며 "특히 '자제'라는 표현은 외교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송 대변인의 미숙함을 지적했다.

한편 송 대변인은 이날 부패방지위원장 등에 대한 인사 발표가 2차례 번복되자 "더 이상 나에게 돌을 던지지 말라. 나도 미치겠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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