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5일째인 24일 미국과 영국 연합군은 게릴라전으로 맞서는 이라크군의 완강한 저항에 부닥쳤다. 이라크 남부에서는 양측의 교전으로 미·영 지상군 사상자가 속출했다.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한국 시간 오후 5시) 국영 TV 연설을 통해 "영웅적인 이라크군은 정의를 위해 악을 물리치는 전쟁을 마지막까지 계속해 신의 뜻에 따라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결사항전을 선언했다.
이라크군은 바그다드 방어에 최정예 병력을 집중해 놓고 대대적인 시가전을 준비하고 있어 연합군의 단기전 전략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당초 연합군 수중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서 23, 24일 이틀간 격렬한 전투가 벌어져 미군과 영국군 수십명이 죽거나 포로로 잡혔고 50여명이 부상했다. 이라크군은 미군 25명을 사살하고 이라크 중부에서 미군 아파치 헬기 2대를 격추, 조종사 2명을 포로로 잡았다고 주장했다. 존 아비자이드 미 중부군 부사령관은 미군 10명 가량이 전사했으며 상당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시인했다. 또 다른 미군 관계자는 미군 보급부대원 12명이 실종됐다고 말했다. 영국 국방부도 이라크 남부 전투에서 영국군 2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두바이에 있는 알 아라비아 TV는 나시리야 전투에서 미군 103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라크군이 개전 초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미군을 깊숙이 끌어들인 뒤 게릴라전으로 맞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미군의 지상군 조기 투입 작전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라크는 이날 미군 포로 5명의 인터뷰 장면과 미군 시체 여러 구가 널브러져 있는 장면을 TV 방송을 통해 내보냈다.
미군은 그러나 바그다드 진격 작전을 계속해 바그다드 남쪽 80㎞ 지점의 카르발라 인근에서 미군 헬기와 이라크 공화국 수비대 간에 3시간 동안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미군은 또 중부 나자프 인근에서 화학무기 제조공장으로 의심되는 시설을 발견, 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군은 23일 밤, 24일 낮과 저녁에도 바그다드 등 주요 도시에 개전 이래 가장 큰 규모의 공습을 가했다. 바그다드에 주둔 중인 이라크의 핵심 부대들이 공습으로 상당한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하메드 알리 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은 이날 공습으로 민간인 98명이 사망하고 49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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