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새내기였던 학생들이 벌써 졸업반이더군요."사회당 대표로 16대 대선에 출마했던 김영규(57·사진)교수가 이달 초 인하대 행정학과 강단으로 돌아왔다. 1월 24일 대법원에서 복직 확정판결을 받아 2년 만에 복직한 김 교수는 재정학 등 3과목 강의를 맡게 됐다. 김 교수는 "오랜 만에 강단에 서서 떨리기도 했지만 동료 교수들과 학생들이 너무 환영해줘 걱정을 덜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벌써 4학년이 된 제자들과 만난 뒤 취업난이 매우 심각함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적극 나서겠다." 김 교수의 말에서 이전보다 더욱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가 느껴진다.
김 교수는 2001년 2월 인하대 교수협의회 의장으로 총장의 무리한 학사정책에 맞서 '총장중간평가' 실시를 주장하다 재단의 눈에 거슬려 17년간 몸담았던 학교에서 파면을 당했다. 믿었던 교육부 교원징계재심위원회에서도 해임조치가 내려지자 이들을 상대로 2년 여간의 힘겨운 법정 투쟁에 돌입하게 됐다. 그 동안 재임용에서 탈락하거나 징계를 받은 뒤 재단과 사적으로 합의해 복직한 교수는 간혹 있었지만 대법원까지 가는 투쟁 끝에 복직한 경우는 김 교수가 처음이었다.
"재임용시 연구·교육업적 등 객관적 기준보다는 재단 이사장이 인성평가와 같은 주관적 항목으로 교수들을 평가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하는 김 교수는 "사학재단에 절대적 권한을 부여한 사립학교법을 개정하는 것이야말로 재임용 시비를 불식시킬 수 있는 최선책"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검찰개혁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감명깊게 지켜봤다는 그는 "교육개혁을 단행할 때도 정부가 사립학교법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교수가 정당대표로 나선 사실에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고 지적하자 "지식인으로서 사회개혁을 위해 정치활동에 투신하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2년간 학문활동을 접었기 때문에 당분간은 연구에 전념하고 싶다"며 4월 전당대회에서는 대표직에서 물러날 생각이라고 밝혔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